가여운 이여
소리질러라
바람부는 넓은 들판으로 가서
파도치는 거친 바다로 가서
눈길도 닿지 않는 먼곳까지 들리도록
목에 핏대를 세우고 악을 쓰며
소리라도
실컷 질러라
그대 고통이 무엇인가
그대 아픔이 무엇인가
그대 슬픔은 무엇인가
잊는다 해서 잊혀지던가
지운다 해서 지워지던가
삭힌다 한들 삭혀지던가
가슴 속 오만가지 것들을
외마디 거친 소리에 담아
바람과 파도속에
쏟아내고
토해내고
던져버려라
바람이 멎고
파도가 잠들고
가시나무 숲에 하얀
국화꽃이 필 때까지
목놓아
목놓아
소리질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