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택배아저씨가 누런 상자를 문 앞에 던져두고 사라졌다.
모 홈쇼핑 로고가 테이핑 되어 있는 상자였다.
수취인은 와이프.
아마도 그저께 케이블 홈쇼핑으로 산 여름 티셔츠겠지.
6장이나 주면서 59,900원의 놀라운 가격이었다.
약간씩 목이나 소매, 허리 부분의 디자인이 다르고
색깔은 베이지, 다크그레이, 멜란지, 카키 등으로
모던한 느낌에 제법 돈 값은 한 듯 했다.
백화점도 아닌 마트 브랜드 매장에서 파는 2~3만원짜리 티도
가격표 보고 맘에 안 든다고 내려 놓는다.
그러면서 1만원이 안되는 옷들은 잘도 사 들인다.
매장 안보다 바깥의 세일 매대를 더 많이 기웃거린다.
나도 비싼 옷 잘 입을 수 있는데...
요즘 들어 방긋 웃으며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있잖아.
나이가 들면, 가슴이 무뎌진다고들 하잖아.
근데, 당신이 하는 말은
아닌가 봐.
당신이라서
안되나 봐.
- 미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