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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r 17. 2023

너는 노래를 하렴
나는 글을 쓸게

석봉이 애미 마음

뿌르뿌르 뿌르르르르르르```

이건 입술을 부딪혀 입을 푸는 소리다.


맘만 맘만만만 마아아아아아````

이건 목소리를 내어 음을 가다듬는 소리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건 피아노를 치며 발성을 하는 소리다.


이 소리는 내가 2년째 듣고 있는 소리다.....


노래를 하는 아이는 내 방 아래에 산다.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이 아이가 내 방 아래에 산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냈다.

바로 옆 방에서 노래하는 걸로 들리지만

아이가 노래하는 시간에 우리 집엔 나밖에 없으므로.

가끔은 내 뒤에서 소리가 나므로.

너희 집 대문에 몰래 귀를 가져다 댔으므로.


궁금했다.

매일 두시에서 다섯 시 사이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아이가.





아직도 시험 안 봤니?

오디션이 계속 있는 거니?

피아노 소리에 머리를 쥐어뜯다가도 

매일 불러주는 노래에 빠져서 한동안 흥얼흥얼.

미운 마음마저 노래로 녹여 버린 아이.


그런데 해도 해도 너무 열심이다.

지치지도 않는 아이.

어김없이 두시면 시작하는 노래.


노래가 잘 안 되는지 피아노를 마구 두드린다.

뿔이라도 났는지 박자도 중구난방.

듣는 나는 고막이 아프다.

아이야. 

제발 살살해다오.


그래그래. 그렇게.

너는 노래를 불러라.

나는 글을 쓸게.

우리 오늘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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