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영화 티켓 한 장이 생겼다.
생전 처음 가보는 예술극장, 앞에서 세 번째 줄 그곳에 나의 자리가 있다.
예술극장이라 그런지 관객은 생각보다 없.다.
사방을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나 홀로 영화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됐다.
내가 보고 있는 영화는
링.
맞다 그거.
티브이에서 귀신이 튀어나오는 그거.
이 영화를 왜 혼자 보고 있는가.
미친 거 아닌가.
살짝 미쳤을 수도 있고.
그런 그런 일상이 지겨웠을 테지.
그래서 잠시 도망쳐 나왔을 테지.
그래 그런 마음이다.
너 따위 귀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호기로움.
나와봐라 귀신아.
내가 상대해 줄게.
으으으으으으으으
티브이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갑자기 저어기
우물에서 시커먼 물체가 기어 나온다.
얼굴 없는 머리카락 뭉치가 스멀스멀 다가온다.
잘 만들었네.
무서워 무서워.
꺅~~~~~~~~~~~~~~~~~~~~~~~~~~~~~~~~~~~~~~~~~~~~~~~~~~~~~~~~~~~~~~~~~~~~~~~~~~
나는 어디 갔니.
나는 지금 너무 놀라
의자에 벌렁 누웠다가
바닥에 기어 내려와 있어.
도저히 의자에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아.
내 주위엔 아무도 없어.
난 지금 귀신과 단 둘이 이곳에 있어.
이건 진짜 예술이야!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면 공. 포. 영.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