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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r 29. 2023

공포영화

공짜 영화 티켓 한 장이 생겼다. 

생전 처음 가보는 예술극장, 앞에서 세 번째 줄 그곳에 나의 자리가 있다.

예술극장이라 그런지 관객은 생각보다 없.다.

사방을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나 홀로 영화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됐다.

내가 보고 있는 영화는 

링.

맞다 그거.

티브이에서 귀신이 튀어나오는 그거.


이 영화를 왜 혼자 보고 있는가.

미친 거 아닌가.

살짝 미쳤을 수도 있고.


그런 그런 일상이 지겨웠을 테지.

그래서 잠시 도망쳐 나왔을 테지.

그래 그런 마음이다.

너 따위 귀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호기로움.


나와봐라 귀신아.

내가 상대해 줄게.


으으으으으으으으

티브이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갑자기 저어기 

우물에서 시커먼 물체가 기어 나온다.

얼굴 없는 머리카락 뭉치가 스멀스멀 다가온다.

잘 만들었네.

무서워 무서워.


꺅~~~~~~~~~~~~~~~~~~~~~~~~~~~~~~~~~~~~~~~~~~~~~~~~~~~~~~~~~~~~~~~~~~~~~~~~~~


나는 어디 갔니.

나는 지금 너무 놀라

의자에 벌렁 누웠다가

바닥에 기어 내려와 있어.

도저히 의자에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아.

내 주위엔 아무도 없어.

난 지금 귀신과 단 둘이 이곳에 있어.

이건 진짜 예술이야!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면 공. 포. 영.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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