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이 가끔 미친 듯이 가렵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오래됐다.
결혼을 하고 얻은 병명.
주부 습진.
주부가 아니었다면 걸리지 않았을까.
인간이라면 먹고살아야 할 텐데.
집안일을 하면 물이 닿을 텐데.
결혼을 하고 이 병에 걸리면
단순한 이름을 하나 붙여준다.
주부 습진.
분명 이 병엔 이름이 있는데.
주부가 아닌 이들에겐
본래의 이름이 붙을 텐데.
나에게 붙여진 이름은
주부 습진.
주부가 되면 많은 이름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