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 꼭 가는 곳이 있다.
좋아하지만 가고 싶지 않은 곳.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곳.
책장을 편다.
책 속에 빠지려고 눈에 힘을 준다.
글자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간다.
두 페이지가 넘어갈 쯤엔 어느새 책 속에 푹 빠진다.
어쩐지 다리가 시리다.
슬그머니 이불을 끌어당긴다.
배위에는 코끼리 한 마리가 있다.
따뜻하다.
포근하다.
이대로 몸이 녹아버렸으면 좋겠다.
눈앞이 흐려진다.
글자가 두세 개로 보인다.
블랙홀이 눈앞에 보인다.
어어.
빨려 들어간다.
안돼!!!!
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