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약을 먹는 동안 역류성 후두염 도사가 되었다. 어떻게 해야 낫는 건지 쿡 찌르면 줄줄줄 읊을 정도로 빠삭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머릿속의 지식과는 반대로 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래도 잡다한 지식으로 깊이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것.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매일 걷기가 병의 근본을 뿌리 뽑는다는 이야기. 으악.
소화도 잘 되는 편이고 더군다나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그러나 역류성 후두염이라는 병명은 분명 당신의 위는 위산을 많이 분비합니다. 그런데 위산이 넘어서는 안 될 문을 뚫고 나가 식도로 역류하고 당신이 잠든 사이 보호막이 없는 당신의 순수한 목에 까지 위산의 파도가 밀어붙인 결과가 역류성 후두염입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도 모르는 사이 위산이 목에 침범한다. 그 이야기는 누워서 자면 안 된다는 이야기인가. 맞다. 누워서 자면 안 된다. 그때부터 머리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 달 전쯤 아주 낮은 베개를 샀다. 낮은 베개를 좋아한다. 간혹 베개를 빼고 자기도 하지만 머리가 아프므로 기본적으로 아주 낮은 베개를 선호한다. 혹시 그 때문인가.
하필 한 달 전 아주 매운 마라탕을 맛있게 먹었다. 너무 맛있어 일주일 뒤 한 번 더 먹었다. 혹시 그 때문에 위가 자극을 받았나. 거기에 오디오북이 되겠다고 200페이지짜리 책 4권을 아이에게 밤마다 목을 조여가며 낭독해 주는 중이었다. 혹시 그것 때문에 목이 부었나. 만나고 싶던 사람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만나 오랜만에 과음을 했다. 홀짝홀짝 마시다 밤이 늦어서야 귀가를 했고 다음 날까지 헤롱 대며 내내 누워있었다. 혹시 그 때문에 위산이 역류를 시작했나.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하필이면 이라고 생각될 이유가 생각해 보니 너무 많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모두가 이유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저 남아있는 현상은 목에 뭔가가 걸려있다는 것뿐이다. 한의학에서는 매핵기. 목에 매실의 씨가 걸렸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니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었던 병이라는 걸 알게 된다. 누군가는 목에 김이 끼었다고 표현했는데 정말 찰떡같은 표현이다.
어떻게 해야 이 불편한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는 걸까. 지금까지 살아왔던 너의 생활방식이 온통 잘 못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생각이라는 걸 해보자.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얼 바꿔야 하는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