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깔끔 떨던 정리는 왜 안 하고 있는지.
기다리는 중이었다.
몸이 움직이고 싶은 때를.
그런 날은 느닷없이 찾아오니까.
어젯밤이 그런 날이었다.
하필 그것도 오밤중.
자야 하는데 힘이 뻗치고 머리가 팽팽 돌아간다.
책장에서 조용히 책을 빼냈다.
으악. 이대로 두고 자면 내일이 두려운데.
벗, 오밤중이니 자야 한다.
몇 시간이나 잔 걸까.
슬며시 눈을 뜨니 그야말로 난장판.
하기 싫다.
하필 비도 온다.
꾸역꾸역 몸을 움직인다.
아까운 시간이 발이라도 달렸는지 두 시간씩 건너뛴다.
에잇 모르겠다.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안 마시던 봉지커피도 한 잔 하고.
없는 힘을 쥐어 짜내본다.
카페음악이라도 크게 틀어놓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