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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Dec 07. 2023

당연한 것들

목과 코 그리고 조명

생각해 보니 당연하다고 여기며 사는 것들이 꽤 많다. 심지어 평소에는 그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며 사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지금 나의 목과 코상태가 그렇다.


멀쩡할 땐 목의 위치가 어디인지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의 나는 내 목 상태를 매일 침을 삼키며 체크하고 있다. 얼마 전 꽉 막혀버린 코는 이러다 숨 못 쉬면 죽는구나 라는 생각을 더 확고하게 해 준다. 숨을 쉴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 건지 코가 막혀보니 절절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인데 방 조명이 깜박거린다. 흐린 조명 아래서 눈이 나빠지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정말 조명도 갈 때가 되었나 보다. 방 불을 껐다. 방 불을 꺼버리니 순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컴퓨터를 재빠르게 켜고 스탠드를 연결해 책상을 밝혔다. 어차피 깜깜한 밤이니까 이것도 나쁘지 않다. 오래간만에 유튜브 음악을 틀어놓고 무심결에 감상에 빠진다.


나쁘지만은 않다. 지금 이 정도의 밝음만으로도 못 할 건 없다.




아침이 되어도 방은 어둡다. 역시나 조명이 없으니 불편하다. 다시 컴퓨터를 켜고 스탠드를 밝혔다. 그랬더니 어젯밤과 똑같은 상태가 되었다. 그런 상태로 아침인지 점심인지 낮인지 밤인지 모르는 시간을 보낸다. 음악까지 틀어놓으니 순식간에 나는 밤의 어딘가에 있는 느낌마저 든다. 이렇게 계속 밤이면 안되는데. 어젯밤 주문해 놓은 led조명이 언제쯤이면 도착하는지 자꾸 체크를 한다. 그전에 어떻게 조명을 설치해야 하는지 유튜브로 공부하는 걸 잊지 않는다. 나는 기다린다 새로운 조명을. 어두운 내 방을 밝혀줄 환한 조명을. 혼자 설치할 수는 있는 거겠지?


띵동. 조명등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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