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고 난 여전히 멈춰있다.

2019.11.8 코트를 입어야 할 날씨가 되는 시점

by Mickey



이직을 했고 이사를 했다. 주위 환경이 바뀔 수 있는 것이란 모두 바뀌었고 생활 패턴도 달라졌다. 5시 퇴근의 여유로움과 저녁 시간의 잉여로움이 사라진채 야근과 긴 출퇴근 시간이 생겼다. 워라밸이라는 단어는 무색할 만큼이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가는 걸 보니 인간이란 어쩔 수 없는 적응의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다만 계획하고자 했던 나의 일은 전혀 발전이 없다. 투잡의 개념으로 시작하려 했던 세컨드 핸즈 샵, 새롭게 고민하던 여성복 모두 발전 없이 더디게 다이어리에서만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가끔 끄적이는 계획은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저 명목상의 사업계획서처럼 허무하기만 하다. 어디 가서 말하기 좋은 허물 같은 허투루 만든 존재이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한심해진다.


내일부턴 달라질까 생각해본다. 똑같이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면 더 미래는 없겠지.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니. 내일부터 바꿔보자 라는 일련의 다짐은 오히려 스스로를 옥죄여온다. 차라리 아무렇지 않게 조용히 원래 했던 것처럼 시작하면 된다. 그저 원래 내가 했던 것처럼 마치 출근해서 엑셀을 열고 숫자를 두들기듯, 원단을 신청하고 디자인을 해서 샘플을 만든다. 새로운 것에 대한 고민과 어떤 것을 만들 것인가 고민한다. 그러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내일의 나는 지금처럼 멈춰있을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 미래가 내가 원하는 삶이 되길 바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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