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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key Dec 15. 2019

2019년 옷장 정산

옷을 잘입는 것이란 옷장 정리부터입니다.


 2019년이 저물어 가는 12월입니다. 하루, 일주일은 참 길다라고 느껴지다가도 1년은 이렇게 금방 가버립니다. 어떤 한 해를 보내셨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마무리가 되는 시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그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여러분의 옷장에도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습니다. 옷은 소모성 아이템입니다. 착용 기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폐기하거나 수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깝다고 혹은 티가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정리하지 않은 것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버리지 못하고 애매하게 남긴 옷들이 여러분의 옷장을 쓸데없이 차지하는 것은 물론 스타일도 망치고 있다면 계속 입으실 겁니까? 옷을 잘 입는 것이란 그저 많은 옷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잘 정리하고 활용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한해가 마무리 될 시점에서 정산해야 할 여러분의 옷장을 이야기해봅니다.


 -화이트 셔츠, 티셔츠가 2년이 넘었다면 과감없이 버릴 것

 패션의 아이템 중 가장 소모성이 강한 것은 화이트 셔츠와 티셔츠 입니다. 어두운 컬러나 유색 컬러에 대비해 오염이나 황변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소매, 목, 겨드랑이 부분은 변색이 금방 그리고 심하게 되기 때문에 교체 시기를 명확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출처 : Google / 몸과 많은 부분이 접촉되는 화이트 셔츠


  특히 남성분들이 자주 입는 화이트 셔츠는 오염이 많습니다. 착용 시간이 긴 편이기에 계절과 상관없이 몸에서 나오는 땀에 의해 오염이 많고, 책상은 물론 다양한 곳에 소매가 오염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옷이면서도 가장 오염이 쉬운 옷입니다. 그렇기에 깔끔한 스타일을 위해서 2년이 지난 셔츠는 과감하게 폐기하시길 바랍니다. 셔츠는 대부분 브랜드가 패턴이나 스타일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자주 그리고 잘 맞는 셔츠 브랜드가 있다면 2년에 한번씩 구매하셔도 무방합니다. 만약 다른 브랜드를 경험하고 싶을 때에 셔츠만큼 금액적인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그 브랜드의 패턴을 이해하기 좋은 아이템이 없습니다. 다른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니 지나간 셔츠에 대한 미련은 접으셔도 됩니다.


 - 속옷, 2년 넘었다면 그 또한 정리해주세요.

  화이트 셔츠만큼이나 소모적인 것 중 하나는 속옷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생각보다 교체를 안하실 겁니다. 화이트 셔츠야 밖으로 보이는 옷이지만 속옷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속옷 또한 하나의 패션이나 스타일 입니다. 남에게 보이진 않지만 자신은 누구보다 잘 알지 않겠습니까. 관리가 필요합니다.

 속옷을 아무리 잘 세탁하고 (혹은 삶아도), 옷이 세탁을 자주 하면 결국 원단은 마모가 됩니다. 닳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분비물이 묻는 속옷은 세탁을 강하게 하는 편이 많기 때문에 마모되는 수준도 다른 옷보다 높습니다. 

출처 : Google / 보이지 않지만 관리가 가장 필요한 속옷

 물론 높은 금액을 내고 구매했던 드로우즈 속옷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날 당신의 닳고 닳은 속옷을 상대방이 본다면 그야말로 아찔하지 않을까요. 속옷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오픈될지 모릅니다. 겉이든 안이든 우린 항상 신경써야 합니다.


 - 트렌드가 지나버린 화려한 옷, 깊숙히 묻어두기

 트렌드가 지나버린 옷은 당신을 과거의 사람 혹은 촌스러운 사람으로 평가받게 만듭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컬러가 너무 튀지 않는 것에 우선 집중하라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면서 조합에 따라 멋진 스타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트렌드가 가미된 옷을 전혀 구매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저 또한 가끔은 트렌드한 옷을 입곤 합니다. 다만 그 주기를 2년을 넘기진 않습니다. 당 시즌에는 트렌드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고, 그 다음에는 트렌드한 옷을 나름의 스타일링을 통해서 다른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3년차부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 문양을 보고도 사람들은 3년 전 옷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옛날 옷을 입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만듭니다.

출처 : 필자 SNS / 트렌드가 지나가버린 옷은 언제든 입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트렌디한 옷이 조금의 수선을 통해서 변형이 가능하다면, 수선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만약 티셔츠, 니트처럼 전체적으로 트렌디한 요소가 많이 들어간 옷이라면 폐기하거나 혹은 잘 보이지 않게 입는 방법, 그마저도 어렵다면 잠시 가장 깊숙한 곳에 정리해두시기 바랍니다. 당장 입는 옷들만 걸어놓은 옷장에서는 빼는 것이 좋겠습니다. 

 간혹 어떤 분들이 트렌드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만, 그 주기가 2~3년 정도가 아닙니다. 거의 10년은 훌쩍 넘기면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젊은 남성분들이 입는 터틀넥이나 두꺼운 티셔츠 위에 셔츠를 입는 것은 90년대 초 듀스, 현진영 같은 가수들이 보여주었던 스타일 입니다. 30년이 넘어 돌아온 트렌드를 위해서 관련된 스타일의 옷들을 보관하셨던 분들은 없을 겁니다.

 트렌디한 옷은 우리를 멋지게 만들어줄 수 있지만 한 순간에 촌스러운 사람으로도 만듭니다. 표현하는 시기를 잘 고려하면서 입을 필요가 있습니다.


 - 엉덩이가 빛나는 혹은 무릎이 튀어나는 팬츠

 울 팬츠 (대부분 수트 팬츠)는 울 원단의 특성상 마모가 많이 되면 광택 현상이 나타납니다. 자주 입는 수트 팬츠는 엉덩이 부분이 다양한 곳에 접촉이 되면서 마모가 많이 일어나고 이 때문에 광택이 일어납니다. 저의 경우 수트 팬츠를 4~5년 정도 입으면 폐기를 합니다. 물론 그보다는 오래 입습니다만 보통 '전투복'이라 불리는 수트의 경우 자주 입다보면 발생하는 광택감 때문에 폐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광택을 줄이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스타일이고 4~5년 후에 재구매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폐기하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번쩍이는 엉덩이를 뽐내고 다닐 필요는 없으니까요.

출처 : Google / 울 원단이 마모에 의해 광택감이 나타난 모습


 면 팬츠는 마모가 된다해서 엉덩이가 번쩍이지는 않지만 무릎 부분이 늘어나 있을 겁니다. 앉아있을 때야 괜찮지만 일어나 있을 때 보이는 무릎 발사 팬츠를 그 어떤 누구도 좋게 보지는 않습니다. 가장 좋은 건 재구매이지만, 만약 재구매 시기를 늦추고 싶다면 평소 관리할 때 면 팬츠를 거꾸로 걸어두는 것입니다. 다림질도 가끔 해두는 편이 원단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전혀 늘어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시기를 늦추는 것 뿐입니다.

출처 : Google / 무릎 나온 면팬츠는 후줄근한 느낌을 보여줍니다.

 

 시기가 지난 팬츠는 재구매가 가장 좋습니다. 물론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입는 동안만큼은 깔끔하게 보이고 싶으시다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관리에 관련된 컬럼은 전 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옷장에서 정산이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오래된 옷, 트렌드가 지나버린 것, 손상이 온 아이템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는 옷이 찢어지지 않는 이상 잘 버리지 않지만 그게 오히려 여러분의 스타일과 옷장을 망치고 있는 것입니다.

 적당한 때에 오래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들이는 것은, 여러분의 옷장에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2020년을 위해 옷장을 둘러보시고 새로운 것을 맞이할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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