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트렌치코트로 봄을 맞이합시다.
봄이 오는 소리가 조금씩 들릴 때 가벼운 옷을 생각하게 됩니다. 무거운 코트와 패딩을 잠시 넣어두고 가볍게 걸칠 다른 아이템을 말입니다. 과거에는 트렌치코트가 1순위로 떠올랐다면 요즘은 점퍼류가 대부분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길이가 각 다른 바버 스타일의 점퍼는 편한 스타일 추구하는 요즘의 트렌드와 잘 맞는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봄의 낭만은 트렌치코트에 가득 있습니다. 카라를 올리고 허리끈을 잔뜩 조여 묶어 주어 걸을 때 바람에 날리는 모습은 꽤 멋진 실루엣을 만들어주니까요. 이런 낭만은 봄과 가을, 아주 짧은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제한적인 즐거움입니다.
그렇다고 예전에 입던 트렌치코트를 입자니 다소 아쉬운 것도 있습니다. 매년 똑같은 베이지, 네이비 트렌치코트가 좀 지겹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트렌치 코트라는 아이템 안에서 조금씩 다른 소재, 스타일, 실루엣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하나의 변화만으로도 같은 트렌치 코트라도 전혀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칼럼은 새롭게 도전해 볼 트렌치코트를 제안드립니다. 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요.
기존의 트렌치코트는 베이지, 네이비, 블랙 정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워낙 입는 시기가 짧고 스타일 자체가 클래식하기 때문에 컬러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에 몇 벌 있는 트렌치코트가 디자인만 조금씩 다르지 대부분 비슷한 컬러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트렌치코트를 보유하고 있는 분들 한정으로 제안하자면 빛에 따라 컬러가 다르게 보이는 소재의 트렌치코트가 이 안정적인 컬러 계열에서 멋진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소재의 경사와 위사를 서로 다른 컬러로 방적하면 2 컬러가 빛에 따라 달리 보이는 투톤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소재로 만들어진 트렌치코트는 기존의 클래식한 베이지, 네이비 컬러를 사용하되 빛에 따라 달리 보이는 컬러 계열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 보입니다. 기존의 트렌치코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주게 됩니다.
과거 80년대에 많이 쓰였던 소재로 최근 들어 다시 출시되기 시작한 투톤 트렌치코트는 클래식 스타일은 물론 캐주얼 스타일에도 잘 어울리는 아이템입니다. 아이템 자체가 가진 독창적인 컬러 매력이 포인트가 되어 다른 아이템의 특징 없이도 스타일을 전체적으로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이점이 있습니다.
가죽 소재를 활용한 트렌치코트는 존재 자체가 특별합니다. 가죽 특유의 질감과 묵직함이 긴 기장의 트렌치코트로 만들어지면 꽤 강해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가죽점퍼와의 강함과는 다소 다릅니다.
가죽점퍼도 디자인에 따라 스타일이 보여주는 느낌이 다릅니다. 과거부터 자주 보이는 라이더 형태가 터프한 느낌이라면 트러커 형태는 단정하고 미니멀한 느낌입니다. 가죽 트렌치코트는 시크함이 스타일의 특징입니다. 무게감 있게 떨어지는 가죽 트렌치코트의 느낌은 묵직한 스타일이면서 도회적인 느낌을 만들어 줍니다.
가죽 트렌치코트를 입을 때면 특별한 액세서리나 추가 아이템이 필요 없습니다. 간결한 팬츠와 이너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여기에 클래식한 스타일, 가령 타이를 한 착장이나 화려한 캐주얼을 매칭하면 투머치한 느낌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단순한 스타일과 매칭하여 가죽 트렌치코트가 가진 존재감을 그대로 표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핏은 오버 사이즈가 좋습니다. 정사이즈 핏은 과거 영화 '매트릭스'가 떠오를 것입니다. 딱 맞게 떨어지는 핏은 매끈해 보이기보다는 다소 느끼해 보입니다. 오버 사이즈 핏으로 볼륨감 있게 표현해야 무게감을 살리면서 느끼한 면을 없앨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풍성한 실루엣이 현재의 트렌드이기도 하니까요.
블랙 컬러의 트렌치코트로 깔끔하고 묵직한 느낌을 스타일로 삼았다면, 친츠 가공을 입힌 소재를 입어볼 차례입니다. 친츠 가공이란 매끄러운 표면과 광택감을 만들어내는 코팅 가공으로 보통 면 소재에 하는 가공입니다. 원단이 묵직해지고 단단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트렌치코트를 묵직하고 단단하게 입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는 적합합니다.
친츠 가공 소재의 특징은 과하지 않은 광택감입니다. 블랙은 멋진 컬러이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입는 베이식 컬러 계열입니다. 때문에 블랙 트렌치코트는 길거리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친츠 가공은 그런 블랙 컬러 안에서 은은한 광택으로 존재감을 표현합니다.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고급스럽고 매끄러운 광택으로 말입니다.
친츠 코튼 트렌치코트는 특히 블랙- 그레이 계열의 컬러 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잘 어울립니다. 보통 블랙 팬츠, 화이트 셔츠 등을 입는 무심하면서 깔끔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분들에게 이 아이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포인트를 살리는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소재가 가진 묵직함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스타일이 됩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인사일런스의 친츠 코튼 트렌치코트는 오버 사이즈 실루엣이면서 허리끈을 통해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을 만들 수 있습니다. 허리끈을 쓰지 않음으로써 간결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즉 소재가 가진 특징에 다른 디테일이 첨가되면 색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좋습니다. 이렇듯 소재 하나의 독특한 특성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스타일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봄이 오는 이 시점에 새로운 스타일의 트렌치코트로 새 봄을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제 자유롭게 봄날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