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8일 흐림 속에 맑았던 기억
https://www.youtube.com/watch?v=4_KYy5Sc6rE
와인을 마시며 마지막 땅콩을 입에 집어넣었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 어디선가 같이 들었던 기억 말이다. 자주 들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와 자주 들었던 기억.
쳇 베이커는 참 자주 듣는다. 우울할 때도, 사랑할 때도, 혼자 있을 때도. 그의 연주는 호소력 짙으면서 처절히 가라앉힌다. 무겁고 암울하게 내려가는 그 감정 속에서 함께 가라앉으며 마음을 내려 앉힌다. 무거운 마음 속에서 묵직한 술 한잔이면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나간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는 그런 힘을 음악에 넣은 듯 하다.
별거 없었던 오늘 하루에 끼어든 쳇 베이커의 어두운 이야기가 들리면 나는 다시 와인 잔을 꺼낸다. 그는 분명 나를 알콜 중독으로 만들게 분명하다. 와인 반 병에 조금 취해서 쓰는 이 글도 덕분이지만, 역시 그는 늘 사람을 무겁게 만든다.
같이 듣던 그녀는 이 노래를 지웠을까? 같이 들으면서 그래도 웃었던 기억이 있는데 말이다. (유일하게 웃었던 기억)
일단 남은 와인을 마저 마시자. 아직 주말이 한참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