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해 가던 구찌를 살려내고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브랜드를 전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로 만들어 낸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를 자기 자신으로 만든 미국 텍사스 출신의 남성은 현재 섹시한 럭셔리 브랜드의 절대적인 아이콘입니다. 네, 바로 톰 포드의 톰 포드입니다.
잘 맞춰 입은 슈트에 각 잡힌 깔끔한 셔츠 그리고 그 안에 잘 다듬어진 잔잔한 근육. 도시의 밤과 어울리는 세련된 도회적 섹시함은 톰 포드의 대표적인 이미지입니다.
그런 톰포드에게는 줄곧 규칙 같은 스타일이 있습니다. 우아하면서 아찔한 핏의 슈트, 점퍼를 고급스럽게 입는 것, 웨스턴 무드를 근사하게 표현하는 것 등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공식 마냥 늘 최상의 모습을 유지합니다.
이번 글은 톰 포드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멋진 그의 패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톰 포드의 스타일은 공적인 자리에서는 늘 포멀 한 슈트 차림입니다. 블랙 슈트가 대부분이고 가끔은 짙은 그레이 컬러로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톰 포드의 구찌 디자이너 시절을 보면 셔츠에 데님, 블레이저에 데님을 입을 정도로 다양하게 입었습니다만, 톰 포드 론칭 이후 그는 늘 슈트를 입습니다. 자신의 브랜드의 슈트를 본인이 직접 홍보하는 모습입니다.
톰 포드 슈트 스타일은 넓은 피크드 라펠이 특징인 재킷입니다. 단단하게 각 잡힌 어깨와 강인하고 단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영국 슈트 특징을 차용한 것으로 브랜드 슈트의 특징이자 톰 포드 본인의 스타일입니다.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부분에 대비해 길게 내려간 재킷 총장은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잘록한 허리는 세련된 느낌을 길게 뻗은 총장은 여유롭고 우아한 느낌을 줍니다. 곧 현대 남성과 여성이 갖고 싶어 하는 2가지 요소를 함께 표현한 것으로 톰 포드의 놀라운 표현력이 만들어 낸 매력입니다.
톰 포드의 슈트 스타일링은 타이를 매는 방식에 특별함이 더 있습니다. 바로 타이핀입니다. 카라핀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장치는 셔츠 칼라 사이에 고정하여 타이를 더 볼륨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 것은 톰 포드 슈트의 넓은 라펠에 잘 어울리는 요소로 블랙 슈트에 블랙 타이라는 단조로울 수 있는 스타일에 골드(혹은 실버) 타이핀으로 포인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행거치프보다 더 강렬한 포인트로 특별함을 가지는 이 타이핀은 톰 포드 슈트의 럭셔리를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톰 포드 슈트 스타일을 경험하고 싶다면 가장 좋은 것은 역시 톰 포드 브랜드에서 구매하는 것입니다만 가격이 높다는 것에서 쉽지 않습니다. 대신 영국 스타일의 비스포크를 운영하는 에스코티지 같은 샵에서 영국 스타일의 단단하고 섹시한 슈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혹은 허즈밴드 패리스 (Husband Paris) 라는 브랜드에서 톰 포드와는 조금 다르지만 길고 우아한 스타일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톰 포드는 텍사스 출신입니다. 그의 웨스턴 무드 사랑은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개인적인 자리에서 자주 보입니다. 슈트 스타일보다 스펙트럼이 더 넓고 다양합니다. 전형적인 웨스턴 무드를 즐기는 그는 최근의 오버 핏의 변형된 핏이 아닌 몸에 딱 맞는 남성적인 핏을 선호합니다. 셔츠와 데님 팬츠는 몸에 맞게 입으면서 단추를 적당히 풀어서 입습니다. 그야말로 남성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착장입니다.
최근 들어 웨스턴 무드가 다양한 브랜드에서 그들만의 표현력으로 출시하고 있는데, 톰 포드 브랜드가 보여주는 웨스턴 무드는 그가 텍사스에서 경험하고 입고 느꼈던 것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오리지널리티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브랜드의 요소 중 하나인 고급 소재를 적용한 매끈한 실크 웨스턴 셔츠 아이템은 톰 포드가 가진 유연한 사고방식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현대적인 방법입니다. 톰 포드의 웨스턴 무드, 이미지를 보고 따라 입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매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웨스턴 무드 스타일을 입는 톰 포드는 컬러에서 자유롭습니다. 포멀 차림의 블랙과 그레이에서 벗어나 블루 진의 데님 팬츠와 셔츠, 혹은 레드 체크 셔츠는 컬러의 자유로움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강렬한 태양 빛 아래 웨스턴 무드의 컬러는 빛을 발합니다.
톰 포드 웨스턴 무드를 경험하고 싶다면 오리지널리티가 확실한 브랜드 혹은 스타일을 입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리바이스, 리, 랭글러 등 데님과 웨스턴에 역사가 깊은 브랜드에서 톰 포드의 스타일을 더 편하게 혹은 어렵지 않은 가격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타일은 톰 포드를 참조해야 합니다.
벨벳, 스웨이드 같은 소재는 텍스쳐의 질감과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고급 소재입니다. 고급이기에 관리가 어려운 예민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럭셔리를 잘 아는 사람이야말로 이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있습니다.
톰 포드는 고급 소재 특히 벨벳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탁월한 표현력을 가졌습니다. 톰 포드가 지향하는 브랜드, 그리고 패션의 세계가 상류층의 일상이라는 점에서 벨벳은 디너파티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남성들이 입는 디너 재킷의 한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양한 행사와 장소에서 벨벳 블레이저를 입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슈트를 입을 때처럼 몸에 딱 맞으면서 긴 기장의 우아한 모습을 지닌 스타일링을 제대로 표현합니다.
톰 포드는 벨벳 블레이저를 왼쪽 사진처럼 캐주얼한 데님 셔츠와 팬츠에도 함께 합니다. 고급 소재 아우터와 캐주얼한 이너, 팬츠와의 조합은 럭셔리를 재밌게 풀어내는 조합입니다. 이런 조합은 럭셔리 소재 그리고 아이템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벨벳 블레이저의 예민함을 알아도 그것을 어느 정도는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이런 재밌는 트위스트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벨벳 블레이저를 한국에서 입기란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디너 파티가 잘 있지도 않지만 (요즘은 생기는 추세이기도 합니다만) 우리가 갈 일이 많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쌀쌀한 가을 밤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에 위 톰 포드처럼 데님 셔츠와 팬츠에 벨벳 블레이저를 입는 다면 아주 고급스러운 캐주얼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을 바람의 어두운 하늘처럼 짙고 깊은 우아함이 묻어 나올 것입니다.
톰 포드의 스타일은 럭셔리, 우아함이 근본이지만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가장 큰 뿌리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가꿀 줄 알며 그것을 옷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표현에 럭셔리가 더해졌을 때 가장 멋진 아웃핏이 완성됩니다. 톰 포드의 스타일은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를 보고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면 우선 본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감을 갖고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