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과 밝은 햇살이 가득한 10월이면 늘 착용하는 옷이 있습니다. 밝으면서 난색 계열의 따뜻함을 지닌, 고급스러운 텍스쳐와 컬러는 늘 입는 사람을 멋지게 만들어 주는 옷 '베이지 슈트'입니다.
제가 패션을 시작하고 옷을 많이 구매하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좋은 슈트 하나를 고르면 다양하게 많은 곳에서 입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베이지 슈트는 컬러가 가진 매력이 큰 아이템으로 장례식을 제외하고는 언제든 입기 좋습니다. 특히 지금 같은 햇살이 많은 가을, 그리고 봄에는 그 진가가 크게 발휘됩니다. 이번 칼럼은 베이지 슈트를 입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이번 가을을 더 멋지게 보내기 위한 방법 말입니다.
- 울 100%의 소재를 고릅시다. 베이지 컬러의 아름다움을 갖기 위해.
슈트에 대해 소개하면서 울 혼방 소재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닌 것을 설명드렸습니다. 하지만 멋을 내기 위한 옷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울 혼방 소재는 전투복으로 입는 옷에 훌륭한 것이고, 정말 중요한 자리 혹은 멋을 내기 위해 입는 것이라면 울로만 짜인 소재가 그 역할을 확실히 합니다. 특히 베이지 컬러를 제대로 구현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울 소재가 좋습니다.
울 100% 슈트는 유럽 소재가 많습니다. 울 혼방 소재가 중국 소재가 많다면 울 100%는 유구한 전통의 이탈리아, 영국 같은 국가의 원단 브랜드들이 다양하게 취급합니다. 베이지 컬러 같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컬러는 이탈리아 브랜드가 잘 표현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중 까노니코는 합리적인 가격과 부드러운 터치감, 그리고 풍부한 컬러로 유명한 원단 브랜드입니다.
울 100% 소재로 한정 지어 선택하려 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브랜드를 방문하고 경험해 보는 발품이 필요합니다. 만약 자금적 여유가 있다면 비스포크 (맞춤 슈트)가 있습니다. 다양한 소재를 구비하고 있거나 오더 할 수 있는 샵에서 선택한다면 울 100% 소재를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컬러에 따라 표현하는 베이지가 다르다.
컬러는 아주 아이보리에 가까운 밝은 베이지부터 브라운에 가까운 다크 베이지가 있는데 어떤 스타일로 표현할 것인가가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화사하고 밝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면 밝은 베이지, 진중하고 깊이감 있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면 다크 베이지가 좋습니다. 그리고 그 중간 모두를 표현하고 싶다면 미들 베이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베이지겠죠. 아래 이미지로 계열의 차이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밝은 베이지 슈트는 화사하고 밝은 따뜻함이 있습니다. 가장 화려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업무보다는 데이트, 캐주얼한 모임에서 잘 어울립니다. 아이보리에 가까운 느낌에 밝은 베이지는 봄과 초여름, 그리고 초가을이 잘 어울립니다. 특히 화사한 일요일 점심에 화이트 셔츠나 니트와 입어 준다면 가장 멋진 조합이 될 것입니다.
미들 베이지 슈트는 전형적인 베이지 컬러로 언제든 입기 좋습니다. 포멀이 필요한 자리에서도 입어도 문제가 되지 않아 가장 소구가 많이 되는 컬러 계열입니다. 한 겨울을 제외하고는 언제든 입어도 좋고 특히 오전과 오후 시간대가 잘 어울립니다. 다른 컬러들과는 다르게 구두를 브라운이든 블랙이든 잘 어울리는 데다가 셔츠 컬러나 타입도 다양하게 어울립니다. 미들 그레이가 언제나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인 것처럼 미들 베이지는 따뜻한 그레이의 역할을 해줍니다.
다크 베이지는 가을이 잘 어울립니다. 브라운 컬러와 비슷한 진중하고 따스한 느낌을 전달해 주는데 이런 느낌은 캐주얼뿐 아니라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잘 맞습니다. 다만 밝은 컬러가 어울리는 봄보다는 가을, 낮보다는 밤이 더 깊은 매력을 보여줍니다. 물론 비즈니스를 위한 출근에 입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 이너에 따라 완전히 바뀌는 베이지 슈트.
베이지 슈트의 장점은 다른 컬러의 슈트, 특히 블랙- 네이비- 그레이에 비해 이너의 컬러나 아이템 적용도가 폭넓다는 것입니다. 즉 다른 아이템이 한정된 컬러와 아이템만 어울린다면 베이지 슈트는 화이트 셔츠부터 블루 셔츠, 데님 셔츠, 카라 니트 등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베이지 슈트가 가진 캐주얼성이 그 이유가 되는데, 이 때문에 베이지 슈트를 즐기는 사람은 이너의 변화를 주어 하나의 슈트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만듭니다.
위 사진처럼 블루, 데님 셔츠과 착용하면 공식적인 화이트 셔츠와의 조합보다 더 캐주얼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포멀 한 캐주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블루, 데님 셔츠 외에도 네이비, 브라운 컬러 등이 잘 어울리는 조합을 보여줍니다. 베이지 슈트는 사실상 모든 컬러와 융합이 좋습니다. 베이지 컬러의 장점이 슈트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베이지 슈트는 최근 들어 다양한 캐주얼 셋업으로 대신하여 보입니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진 오버 사이즈의 편안한 핏의 캐주얼 셋업이 많이 보이는데요, 이런 셋업은 캐주얼하게 입기 좋습니다만 아주 고급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죠. 제가 오늘 추천드린 울 소재의 베이지 슈트는 고급스러운 캐주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근사한 매력을 갖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마지막 사진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명인사들의 베이지 슈트 착장 사진으로 제안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