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에 깃든 겨울의 멋, Pea Coat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고 느낄 때 즈음이면 이미 겨울이 코 앞까지 온 것 아닌가 싶습니다. 금방 겨울이 되니 넣어두었던 겨울 코트와 패딩을 꺼내면서, 이번 시즌에 새롭게 입을만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본다면 단연코 추천해 드릴 만한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피 코트(Pea coat)'입니다.
더블 브레스티드로 길이가 짧은 스포티한 코트. 영국 해군의 선원용 코트로 사용되었으며, 앞섶이 좌우 어느 쪽이나 여밀 수 있게 되어 있다. 큰 리퍼 칼라가 붙어 있는 것은 배 위에서 부는 바람 때문이며, 양쪽 옆주머니 위에 머프 포켓이 달린 것도 특징.
[네이버 지식백과] 피 코트 [pea coat] (패션전문자료사전, 1997. 8. 25., 패션전문자료편찬위원회)
위 피코트에 대한 정의는 간단하게 전달드립니다. 사실 피 코트가 무엇이냐라고 묻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가끔 그 시작이 어떤 것이고 정확하게 어떤 디자인인지 궁금한 분들에게는 필요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피코트는 2000년대에 트렌드로 정점에 섰던 아이템입니다. 빈티지의 유행과 더불어 피코트와 데님, 카고 팬츠 그리고 부츠와의 조합으로 남성적이고 러프한 스타일링이 꽤 유행이었습니다. 피코트에 단단한 부츠 그리고 딱 붙는 팬츠와의 조합을 통해서 빈틈없는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게 트렌드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발마칸 코트와 오버 사이즈 코트에 잠시 잊혔던 피코트는 최근 크롭한 기장의 아우터와 상의가 트렌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오버 사이즈 코트에 묻혀버린 게 아쉬워서였을까요? 엉덩이 아래로 몸을 드러내는 피코트가 다시 트렌드의 전선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어떤 피코트를 어떻게 입는 게 좋을까요?
- 피코트는 정직하게, 네이비의 두꺼운 울 소재가 몸을 감싼다.
피코트는 해군에서 시작된 만큼 컬러는 다크 네이비가 클래식으로 여겨지나 블랙과 그레이 계열까지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됩니다. 이 3가지 컬러를 벗어난 독특한 컬러들은 시즌 포인트로 출시되기는 하지만, 역시 시작은 클래식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중에서도 다크 네이비는 피코트가 가진 남성적인 단단한 소재감과 짧은 기장이 가지는 경쾌함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컬러입니다. 피코트가 가진 매력을 모두 가져가기에 제일 좋은 컬러인 데다, 어떤 컬러의 옷과 입어도 크게 부딪치지 않습니다. 블랙 다음으로 대부분의 컬러를 잘 받아들이는 컬러 계열입니다.
소재는 부드러운 것보다는 단단하고 두꺼운 것을 추천합니다. 피코트의 매력은 깃을 세워 입는 부분도 있습니다. 부드럽고 성근 소재는 깃을 세우기 어렵겠죠. 단단하게 여민 앞섬과 빳빳하게 세워진 깃이 피코트의 매력을 한층 크게 만들어주니 이 점 기억하시고 추천한 소재로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와이드 팬츠와의 조합, 새로운 스타일링의 모습
위 과거 사진처럼 피코트에 딱 맞는 팬츠를 입는 스타일은 지금도 유효한 스타일링입니다. 다만 조금 다르게 그리고 지금의 트렌드를 섞고 싶다면 와이드 팬츠와의 조합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와이드 팬츠의 매력 중 하나는 크롭 기장의 숏한 아우터나 상의와의 조합이 매력적인 실루엣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피코트의 짧은 기장과 와이드 팬츠의 볼륨이 만나면 여유로우면서 새로운 조합의 스타일이 완성됩니다. 위 사진처럼 와이드 팬츠가 시그니처 아이템인 브랜드 '르메르'가 피코트와의 스타일링을 멋지게 표현한 것을 보면 색다른 조합의 매력적인 결과물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국내 브랜드 '유스'에서는 박시한 피코트에 세미 와이드 팬츠와의 조합으로 모던하면서 여유로운 핏을 완성했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교보재 삼을 만한 매력적인 아웃핏을 보여줍니다.
피 코트, 꽤 어렵지만 단단하고 거친 그와 동시에 풍성한 매력이 있는 아이템입니다. 이번 겨울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피코트로 새로운 매력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