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에 한번씨 도쿄를 여행으로 가곤 합니다. 도시를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 저에게 도쿄는 가깝고 안전하며 조금은 익숙한 문화의 도시입니다. 첫 방문이 출장이었던 것 이후로 여행으로 자주 가는 편입니다.
수많은 도시 중 도쿄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문화가 다채롭게 발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와 빔즈, 링자켓 같은 남성 편집샵과 클래식 웨어, 츠타야 서점 같은 풍부한 컨텐츠의 서점과 라이프 스타일 샵, 그 외 맛있는 라멘과 하이볼 그리고 생맥주가 언제나 먹을 수 있어 행복한 곳입니다. 서울과는 별개의 재미가 혹은 더 깊은 문화의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2019년 홀로 도쿄 여행 중 우연히 들어간 긴자의 'Jazz & Soul Bar the Deep'이 기억 납니다. 5천엔의 입장료와 마티니 한잔에 꽤 값이 나갔지만 편안한 분위기에 홀로 앉아 있는 단골로 보이는 노인에게서 여기가 괜찮은 곳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노인과 저 외에는 손님은 없었지만요.
러시아 재즈 피아니스트와 일본인 보컬리스트의 공연은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되었고, 만족스러운 공연에 마티니 한 잔을 더 마시고는 그들과 어색한 영어로 대화를 했습니다. 어렵게 전달되는 영어 속에서 보컬리스트와 재즈 바의 사장이 말하는 일본의 재즈는 생각보다 깊고 풍부했습니다.
최근 '블루 자이언트' 영화를 봤습니다. 만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재즈라는 이유 하나로 본 영화입니다. 영화 속 재즈를 들으니 2019년의 긴자가 기억났습니다. 그 때의 놀라움과 만족 그리고 행복한 감정이 기억나면서 불현듯 도쿄를 가야하는 이유를 하나 더 만들게 되었습니다.
재즈, '블루 노트'에 가 일본 재즈의 깊은 맛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2019년에 예약하려다 못했던 블루 노트를 꼭 예약하여 재즈를 들으러 가고 싶습니다. 블루 자이언트가 말하는 재즈의 열정을 다시금 느끼고 싶습니다.
올해가 가더라도 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을 봄 전에 도쿄를 가려 합니다. 츠타야 서점에서 잡지를 사고 유나이티드 애로우에서 넥타이를 살 것이며 블루 노트에서 칵테일 한 잔에 재즈를 느낄 것입니다. 이제 도쿄는 저에게 음악이라는 깊은 맛을 알게 해줄 도시입니다. 그 전에 서울에 있는 모든 재즈 바를 돌아볼 예정입니다. 그때 입던 슈트를 입고 말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3HLmyl6yx-k&t=2147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