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탱크를 구매한 지 7년이 지났습니다. 7년 동안 거의 매일,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했습니다. 어떤 스타일에도 어떤 날에도 어떤 기분에도 탱크는 늘 손목 위에서 묵묵히 빛났습니다. 외출 마무리를 탱크를 차는 것으로 하면서 하나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탱크의 매력은 모든 스타일을 우아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슈트와 블레이저 같은 포멀 아이템에는 더 클래식한 우아함을, 캐주얼한 데님 팬츠와 스웨이드 블루종에는 적당한 기품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여름에 셔츠 하나에 울 트라우져, 그리고 탱크 하나면 스타일이 완성될 정도이니 탱크의 포용력은 무엇보다 은은하고 조화로웠습니다.
탱크의 우아한 포옹은 지난 7년간 저의 스타일에 실패가 없게끔 해주었습니다. 어떤 존재 하나를 믿고 의존한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입이다만, 그럴 수만 있다면 이렇게 마음을 온전히 맡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존재를 믿고 저의 스타일에 의심을 안 하게 됩니다. 자신감이자 자존감이자 믿음이 됩니다.
탱크의 우아한 동행은 삶을 마감할 때까지 일 겁니다. 그 어떤 비싸고 럭셔리한 시계도 탱크가 가진 우아함과 포옹을 대체하긴 어렵기 때문이거니와,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제가 원하는 우아함이 여기 있기 때문이죠.
오늘도 탱크를 찹니다. 그 위에 향수를 뿌리고 블레이저를 입습니다. 은은한 자신감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