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웨어를 담백하게 표현한 담대한 브랜드
루즈한 스웻 후드 집업과 블루 데님 팬츠가 사무실의 풍경이 된 것은 몇 년 된 이야기입니다. 규율화된 복장문화보다는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복장 문화가 만들어진 뒤에는 사무실 내에 다양한 캐주얼 아이템들을 입고 다니는 임직원들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이제 꽉 졸라맨 타이와 화이트 드레스 셔츠보다는 적당히 풀어진 리넨 셔츠를 입고, 칼 같이 주름 잡힌 슈트 팬츠 대신 여유로운 핏의 데님 팬츠를 입습니다. 금융, 법률 같은 특정 직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이 오래되어서 일까요, 가끔은 오피스 룩이 그립습니다. 잘 재단된 슈트 재킷과 갸름하게 다려진 셔츠 옷깃, 그리고 무던한 검은색 구두가 가끔은 생각납니다. 포멀 하게 입으면 더 명확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무엇보다 사무실과 잘 어울리죠. 도심 속 사무실에 출근하는 나의 모습이 꼭 도시 남자 혹은 여자라는 시크한 느낌을 들게 만들거든요.
오피스 웨어, 다시 돌아오는 포멀의 재미는 과거와는 다르게 조금 더 여유 있고 하지만 더 세련되었습니다. 오피스 웨어를 대표하는 브랜드만 봐도 그 감성, 이해가 되실 겁니다.
담백한 포멀 웨어를 찾는다면 '포터리'가 제격일 겁니다. 클래식한 아이템, 포멀 아이템 위주의 디자인을 담백한 컬러와 퀄리티 좋은 소재에 여유로운 핏으로 담아내는 포터리 브랜드는 30대 남성들에게 적당히 멋스러운 포멀을 입기에 가장 적격의 포지션입니다.
포터리는 보통의 아이템들을 수준 높은 소재로 만듭니다. 60수 셔츠는 포터리의 시그니처 아이템인데 이는 옥스퍼드 셔츠보다 얇아 입기에 쾌적하며 소매를 휘휘 접어 올려 입으면 나름의 멋스러운 연출이 됩니다. 레귤러 핏 면 팬츠는 봄에 어울리는 적당한 두께의 소재를 사용하여 떨어지는 실루엣이 멋집니다. 소재가 형태를 잘 잡아주어 적당한 고시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죠.
포터리의 또 다른 매력은 컬러입니다. 화사환 컬러 혹은 도회적인 컬러를 잘 사용하는 포터리는 셔츠와 니트웨어에서 봄과 어울리는 컬러를 다양하게 출시합니다. 오피스 웨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아이템으로 보여줄 수 있는 컬러의 생글함은 꽤 큰 재미를 만듭니다. 화사한 컬러의 셔츠/니트 하나만으로도 스타일을 다 만든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일할 때나 일상에서 입을, 심플하지만 활용도 높은 디자인과 최상의 소재를 활용하는 브랜드 '어나더오피스'는 클래식 디자인을 차용하지만 편안한 세미오버 핏과 세련된 컬러 계열이 돋보이는 브랜드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이템을 매 시즌 뉴트럴 컬러와 명확한 베이식 컬러를 적절히 조합하여 사무실은 물론 주말 데이트에도 근사한 스타일을 만들어내죠.
중성적이면서 살짝 톤다운된 컬러 계열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진 속 어나더오피스의 24SS 시즌은 도회적인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과하지 않은 컬러, 편안하게 떨어지는 핏, 베이식한 디자인에서 누가 입더라도 일정 이상 그 매력을 충분히 가질 만한 아이템들은 언제 어디서 입어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오피스 웨어이지만 포멀 한 것보다는 캐주얼한 면을 더 찾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정형화된 포멀 컬러 계열에서 벗어나 톤다운된 무난한 컬러 군이 묵묵하게 떨어지는 햇살처럼 따뜻합니다.
아무리 캐주얼의 시대라지만, 역시 어느 정도의 포멀함은 도시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인 스타일 요소입니다. 과거의 부담스러움이 아닌 담백함과 여유로움이 함께 하는 포멀, 오피스 웨어라면 올해 봄부터는 회사원이라는 타이틀이 꽤 멋지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셔츠의 소매를 살짝 말아 올려 시작하는 따뜻한 오후를 상상해 보면서 이 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