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링도 단품도 매력적인 티셔츠
안에 받쳐 입는 티셔츠는 보통 라운드 넥 디자인을 많이 선택합니다. 기호라기보다는 호불호 없는 보통의 스타일이기 때문이죠. 어떤 라운드를 입어도 크게 실패할 일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재미가 없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최근 따뜻해진 날씨를 생각하며 가벼운 라운드 티셔츠에 카디건을 입고 나가면서 심심한 이 느낌이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드는 순간, 이번 칼럼의 주제 '헨리넥 티셔츠'가 생각났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제안드렸던 헨리넥 니트에 이어 헨리넥 티셔츠, 이 은근한 매력의 아이템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헨리넥 티셔츠는 넥 부분 중앙에 단추가 달린 스타일로 단추를 풀었을 때 더 여유로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추를 풀었을 때 넥 부분의 답답함이 없기에, 여유로운 착용을 원하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연출면에서나 착용면에서나 높은 만족도의 아이템입니다. 우리가 이 아이템을 자주 입지 않았던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였을 겁니다.
헨리넥 티셔츠를 멋지게 입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저의 경우 카디건 안에 입어 넥 부분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링을 합니다. 어떤 분은 단독으로 입고 그 위에 헤링턴 점퍼를 입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헨리넥 니트 안에 입어 겹쳐 입는 레이어링 스타일을 만듭니다. 헨리넥 티셔츠는 단순히 받쳐 입는 용도에서 포인트 요소를 가진 아이템으로 어떤 상의의 옷과 입어도 그 활용도가 높습니다.
다만 헨리넥 티셔츠 위에 셔츠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단추와 셔츠 칼라가 있는데 거기에 헨리넥 티셔츠의 단추까지 있으면 조금 과해보일 수 있습니다. 셔츠 안에는 라운드넥 티셔츠가 아무래도 좋겠어요. 무난한 게 셔츠를 돋보이게 해 줄 수 있으니까요.
헨리넥 티셔츠를 고를 때 '립조직'으로 된 것이 더 세련된 느낌을 만들어내기 좋습니다. 립조직은 소위 '골지'라고 표현되는 조직으로 아무것도 없는 평평한 조직보다는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헨리넥 티셔츠가 가진 약간의 '내복'스러운 느낌을 지워주기도 하고, 단품으로 입었을 때 톡톡한 소재가 활용도가 높습니다.
컬러는 시작하는 단계라면 블랙과 화이트를 추천합니다. 화이트는 아우터와 팬츠 컬러와 상관없이 두루 잘 어울립니다. 블랙은 어두운 계열의 아우터와 호환이 좋은데 무엇보다 단품으로 입었을 때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만약 블랙, 화이트가 아닌 다른 컬러를 원한다면 카키 혹은 그레이 컬러를 추천합니다. 받쳐 입는 용도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안정적인 그레이 컬러 계열을 선택하거나, 단품으로 입기에 좋은 카키 컬러로 살짝 남성성을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헨리넥 티셔츠에 비비드 한 컬러들은 선택에 있어 고민이 필요할 겁니다. 어떤 것에도 어울리긴 쉽지 않을 테니까요.
헨리넥 티셔츠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많이 입는 아이템이 아닙니다. 입는 용도를 모를 수 있거나, 입기에 어색하거나 혹은 내의 같아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헨리넥 티셔츠를 출시하는데 고급스럽고 매력적인 디테일을 표현한 스타일들이 다양하게 보입니다. 특히 톰 포드의 헨리넥 티셔츠는 매력적인 컬러와 자개단추, 그리고 핏으로 인기가 많은 아이템입니다.
이번 봄에 매번 입던 라운드넥 티셔츠보다 헨리넥 티셔츠로 목에 포인트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