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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입기의 기본은 '기품'이다.

by Mickey




옷을 고를 때, 어떤 스타일을 입을지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기품'입니다. 비싼 사치품이나 내 수준에 한참 웃도는 가격의 브랜드를 입는 게 아니라 내 몸에 적당히 잘 맞으면서 잘 관리된 옷을 입는 것이 기품의 시작입니다. 고가 = 우아함이 아니라 어떤 것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기품'이란 인격이나 작품 따위에서 드러나는 고상한 품격을 의미합니다. (출처 : 네이버 사전) 우리는 이 기품을 통해 그 사람의 우아함과 깊이감을 느끼고 동경 혹은 멋짐을 느끼게 됩니다. 값비싼 명품 브랜드의 트위드 재킷을 입은 사람에게 가벼움을 느끼기도 하고, 오래된 캐주얼 브랜드의 닳고 닳은 코튼 재킷을 입은 사람에게 깊은 고상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것은 매력적인 외모, 부의 많고 적음이 아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우리는 기품을 통해 그 사람의 인격을 느끼고 신뢰 혹은 동경 그리고 애정을 갖게 됩니다. 그만큼 사람에게 기품이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 면에서 옷은 기품을 표현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매개체입니다. 사람들은 그와 (혹은 그녀와) 대화하기 전에 먼저 겉모습을 보고 평가하기 때문이죠. 거기서 일차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이후 대화를 통해 깊이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시작은 옷으로 보이는 겉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기품을 갖고 싶다면 어떤 옷차림 그리고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요.



- 잘 관리된 옷이 자기 관리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헝클어지지 않게 적당한 시기에 관리하는 헤어스타일, 부드럽게 깎아 놓은 손톱, 늘 깔끔한 향이 느껴지는 뒷목에서 그 사람이 얼마나 자기 관리를 하고 있는지 느껴집니다. 사소한 것들에서 느껴지는 관리의 힘은 그가 얼마나 평소에도 자기 관리에 힘쓰고 있는 지를 느끼게 해 줍니다.

옷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소한 관리가 쌓이고 쌓여 깔끔하고 근사한 스타일을 유지해 줍니다. 그건 결국 기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러 번 언급하지만 '비싼' 옷이 기품 있는 것이 아니라 '잘 관리된' '잘 맞는' 옷이 기품 있는 것입니다.

우선 세탁에 늘 관심을 주어야 합니다. 목과 소매에 때가 낀 셔츠는 단 하나도 멋지지 않습니다. 한번 입은 셔츠는 매번 세탁해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무릎 뒤편에 주름이 잔뜩 간 울 슬랙스는 일에 찌든 직장인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팬츠를 입었다면 거꾸로 달아 물을 뿌려주어 주름이 다소 펴지게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꼭 다려서 입는 것을 추천합니다. 음식 냄새가 잔뜩 품은 재킷과 코트는 꼭 환기가 잘 되는 곳에 걸어주고 섬유 탈취제를 뿌려주세요. 어제 먹은 음식을 자랑하는 건 SNS로 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보기에 눈에 거슬린다면 타인은 훨씬 크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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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nterest / 잘 다려진 팬츠는 잘 관리하는 평소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 차분한 옷차림, 잘 맞는 옷에서 기품이 느껴집니다.

기품은 시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차분하고 담백한 옷차림에서 더욱 강하게 드러납니다. 지나치게 트렌디하거나 과하게 화려한 옷차림은 일시적인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쉽게 피로감을 주고 진정성 없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조용한 색감과 단정한 실루엣, 그리고 과하지 않은 디테일이 담긴 차분한 옷차림은 그 사람의 깊이를 드러내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중요한 건 ‘잘 맞는 옷’입니다. 여기서 ‘잘 맞는다’는 단순히 신체 사이즈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닙니다. 자신의 분위기와 역할, 그리고 생활 방식에 맞는 옷을 입는다는 뜻입니다. 체형에 맞는 재단, 나이에 어울리는 색감, 활동에 적절한 소재 선택 등, 이런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서 안정감과 여유, 그리고 기품을 느끼게 됩니다.

기품은 단정함에서 시작됩니다. 옷이 몸을 무리 없이 따라오고, 그 안에서 사람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그 조화로움이야말로 기품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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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nterest / 차분한 컬러의 옷차림, 잘 맞는 옷이 보여주는 온화하고 깊은 매력



- 자기만의 시그니처가 있는 것이 올곧게 자기 세계를 표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품 있는 사람은 대체로 ‘흔들리지 않는’ 인상을 줍니다. 이는 단순히 조용하거나 단정하다는 것을 넘어, 자기 안에 확고한 기준과 세계관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 기준이 옷차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서 고유의 품격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시그니처 스타일입니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구축한 스타일은 기품을 형성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것은 특정한 옷의 종류일 수도 있고, 특정한 색감이나 실루엣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늘 같은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옷을 매치하는 것일 수도 있죠. 일관되게 자신만의 선택을 이어가는 사람에게서는 깊은 신뢰와 존중이 생깁니다.

시그니처는 단지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 사람의 태도, 삶의 방식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입느냐보다 왜 그렇게 입는가가 중요하고, 그 이유가 타당하고 진실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기품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의 옷차림에서 “저건 저 사람답다”는 말이 나올 때, 그것은 곧 그 사람이 자기만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기품은 결국, 그런 ‘자기다움’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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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필자 SNS / 평소 화이트 재킷을 시그니처라고 생각하고 입고 다닙니다. 시그니처 아이템은 늘 차려입게 만들어줍니다.



- 기품은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 옷차림입니다

기품은 단지 옷을 잘 입는 능력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삶의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가에서 비롯되는 결과입니다. 그래서 기품 있는 옷차림은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비싸고 화려한 옷이 아니라, 잘 다려진 셔츠, 깔끔하게 정돈된 헤어스타일, 조용하지만 균형 잡힌 색의 조합, 그리고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시그니처, 이런 요소들이 하나하나 쌓여 결국 한 사람의 깊이와 우아함을 만들어 냅니다.

결국 옷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첫 번째 언어입니다. 어떻게 입느냐는 그 사람의 내면을 고스란히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단정하고 차분한 태도로,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고르고, 그것을 꾸준히 관리하고, 조금씩 자기만의 색을 만들어가세요. 기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성실히 다듬는 순간순간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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