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작은 늘 어설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

by Mickey



말로만 유튜브를 하겠다고 한 지 벌써 5년, 멋진 영상으로 시작하여 남성 패션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나름의 포부가 있었습니다. 유튜버들의 영상을 자주 보고 어떻게 할 지 대본을 짜면서 생각을 한 지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완벽하게 시작하게 된 마음은 오히려 게으름뱅이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영상을 찍어 올리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습니다. 촬영에 대한 손기술이 워낙 부족하고 (특히 사진을 참 못찍습니다.) 조명을 다루는 것도 엉성한데다가 특별한 편집 기술도 없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주말, 아무 생각 없이 오후 3시쯤 일어나 핸드폰을 거치대에 고정하고 영상을 찍었습니다. 좋아하는 옷을 행거에 걸어두고 스타일링을 하는 영상을 1분 남짓으로 찍고 이를 간단하게 편집해보았습니다. 이름 모를 재즈 노래를 넣어주고 어색하지만 제 목소리로 아이템을 읽었습니다. 영상을 찍고 편집까지 하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업로드하고서는 다음에 어떤 것을 찍을 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이렇게 5년을 주저하던 첫 영상은 매우 서툴고 보잘 것 없는 스타일링 영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어떤 효과도 없고 멋진 제스쳐도 없습니다. 얼굴은 왜그리 심각한건지.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동안 고민한 것 치고는 꽤 용기있게 시작했습니다. 너무나도 어설프니 누군가가 보고 욕할지언정 이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마음과 일단 해보자 라는 마음이 문득 오후 3시에 마음에 가득 차면서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오늘로써 3번째 촬영을 하고, 또 브런치에 올릴 칼럼과 동일한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더 길어야 하는데, 일단 숏폼 (짧은 영상) 으로 시작하면서 시간을 늘려보고자 합니다. 매일까진 아니더라도 2-3일에 한번씩 스타일링을 찍으면서 계속해서 손에 익어가고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처음 글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던 동아리 선배와 함께 모임을 만들어 잡지를 만들고자 했었죠. 그때 제 글은 지금보다 더 수준이 낮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충고를 많이 들었습니다. 다들 도움을 주려고 했던 것이겠지만 창피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많이 꺾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금까지 벌써 8년째 개인적으로 글을 쓰고 있네요. 올해 끝난 한국일보와의 글은 2년 6개월간 지속되었고 간간히 일회성 칼럼도 매일경제와 동아일보에 쓰기도 했습니다. 꾸준한 글쓰기가 만들어 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저의 영상이 언제쯤이면 세련되고 멋있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작은 했으니 언젠가는 괜찮아 질 거라고 믿습니다. 꾸준함이 능력이라면 전 분명 가지고 있는 능력이니까요. 시작은 늘 엉망진창이고 어설프지만 결국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브런치에 쓴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는 것처럼, 제 영상이 많은 분들이 보시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dH90NBpJ-LI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혼자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