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밤

by Mickey


모두가 빠르게 가는 세상, 여유 따위 없는 일상에 '시'는 꽤 많은 공간은 내어줍니다.


푹신한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시를 읽습니다. 느린 호흡과 정적으로 흐르는 공기 속 시는 풍부하게 마음을 채웁니다. 여기서 마음속 일렁임을 느끼고 행복해하며 혹은 쓸쓸해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40년 넘게 빠르고 급하게 살아왔습니다. 저의 성격이 그런 것도 있거니와 일하는 패션이라는 업종은 늘 빠름을 종용하는 곳이었죠. 때문에 급하게 먹는 밥과 술, 뭉개져버리는 빠른 대화 속 발음은 얼마나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이었는 지를 느끼게 해 줍니다.


출근하면 2개 정도, 퇴근하면 5개 정도의 시를 읽습니다.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혹은 마음을 곤히 덮어둡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시로 시작하고 마무리하면 마음속 어지러웠던 것들이 차분해지고 말은 방향을 잡고 천천히 흘러나와 가야 할 곳으로 흘러갑니다. 과거의 아쉬움과 다가오지 않은 불확실성에서 현재의 불안을 안고 보듬어 주는 '시'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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