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1일 비가 오는 오전에 오후에는 개었다.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매일 있는 업체와의 이야기, 누가 맞고 누가 틀리냐는 이야기를 30분 넘게 하였다. 상대방은 나와 같지 않은지라,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것은 일단 놔두고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의견에 여전히 높은 언성으로 나를 꾸짖는다. 상대방은 나보다 나이도 많고 직급도 높다. 이와 반대로 나는 갑이고 그는 을이다. 어쨌든 일은 해결되지 않은 채 찝찝한 마음으로 퇴근을 했다.
운동이고 술이고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급 몰려오는 피로감에 누워 있고 싶어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서 침대에서 잠시 누워있었다. 의미없는 유투브를 재생시켜 놓은채 멍하니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1시간 쯤 잠들었다. 일어나니 밖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밖은 퇴근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통화 소리가 들린다. 일어나 샤워를 하고 시리얼을 먹으며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
기분이 차분해졌지만 생각해본다. 내일도 다를 바 없이 똑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더 높은 언성으로 그와 이해관계가 얽힌 또다른 누군가가 섞여서 답없는 언쟁을 벌일 것이다. 가끔 모든걸 놓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지금이다. 지쳤고 진절머리가 난다. 그럼에도 해야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기껏 생각해낸 것이 도피와 회피라면 발전의 가능성은 없다. 그간 내가 잘못 살아온게 아니라고 믿어온 건 적어도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때문이다. 내일 시끄러운 언쟁을 통해서 난 또 배울 것이고 그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을 산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고 내일보다 못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하면 오늘의 치열함과 고통이 피로가 아닌 뿌듯함으로 바뀌어있을지도 모른다. 나에 대한 동기부여는 오직 내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