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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자렌지 Jan 30. 2023

책에서의 연애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책으로 연애를 배울 수 있을까? 연애의 순간들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밤하늘에 터지는 불꽃에서 무엇을 쓸 수 있을까. 그 순간을 보고 누리는 것밖에. 그래서 연애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은 헤어진 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쓰기도 했다. 그는 폭죽이 터지는 순간의 환희에 대해 노트와 펜을 들고 쓰는 사람이다.                                                  



 닥터 러브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연애의 순간들을 분석한다. 그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제자리를 도는 감정의 길을 '왜'라는 질문으로 잘라낸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알랭드 보통은 연애의 순간을 이해하고, 묘사할 수 있을 때까지 그는 질문을 물고 놓지 않는다. 책의 제목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처럼 스스로의 감정과 느낌에 대해 따진다. 마침내 그는 감정의 통찰에 성공하고 인용과 은유를 통해 재치 있게 논증하며 한 문단을 끝낸다.



 닥터 러브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연애에 대해 이상적인 선생이다. 피교육자에 대한 가장 큰 배려는 유머와 재치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는 때로는 통계학자처럼, 생물학자처럼, 탐정처럼, 느끼한 배우처럼, 부정한 쾌락을 느끼는 신부처럼, 전화수리공처럼 관점을 달리하며 재치 있게 연애를 풀어낸다.



  첫눈에 반한 그녀를 이상화하고 사랑을 얻기 위한 노력부터, 그리고 연인이 되어 찢어지는 관계의 보호막에 대해 논증한다. 사랑이 통제와 압제가 되는 순간에 대해서도. 그리고 이 같은 편협함을 넘기 위한 수단으로 유머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비유와 그림들을 내놓으며 사랑에서의 현상을 설명한다. 자아를 아메바에, 연인의 시선을 꼬치구이에 비유하고, 아름다움에 대해 토끼로도 오리로도 보이는 그림으로 설명한다.  



 사랑도 책으로 배울 수 있을까 란 질문에 그의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답을 달리 할 수 있었다. 닥터 러브에게 연애의 순간은 빠지는 것이 아닌 공표하는 것인 걸까. 통찰과 재치들로 이어지는 책을 덮었을 때, 또 읽게 될 수밖에 없는 책이라는 걸 알았다. 이 책은 성인애착유형에서 회피형과 불안형 남자의 관점을 다분히 반영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과거에 깨어진 연애의 조각들을 다음 사랑을 위해 간직하는 남자들에게 더욱 추천하는 책이다.





사진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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