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의 책장 #10, <틀을 깨는 사고력>
오드리 탕. 현 대만 프로그래머이자 정치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인물이다. 대만에선 10대 프로그래머로 이름을 떨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인물.
<틀을 깨는 사고력>은 오드리 탕이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관'을 훑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공동 창조에 대한 그녀의 확고한 신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학창 시절부터 독학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녀. 그녀의 이런 판단력은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에서부터 나온 결정이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독학이라는 길을 택한 후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다양한 생각을 접한다. '줄 세우기'와 '모범 답안'이 정해져 있는 공교육으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모범 답안'을 만들어가기 위한 끊임없는 사고가 지금의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나의 학창 시절을 뒤돌아보았다. 한 가지 정답만을 고집하며, 오직 빠르게 풀 수 있는 문제풀이 방법을 '암기'하기에 급급할 뿐이었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효율'이라는 단어로 지배된 주입식 교육만을 받을 뿐이었다. 그런 것에 금방 흥미를 잃던 나였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의 성적은 점점 더 떨어져만 갔다.(사실 공부 안 한 핑계지.)
요즘 초등학교 교과서는 좀 더 다양한 활동들이 생기고 있고,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보이긴 하다만. 결국 그 궁극의 목적/목표는 학생의 '인생'이 아닌 그저 '입시'로만 끝매듭을 짓는 형국의 것이라면 크게 의미가 있을까?
교육정책이 바뀔 적마다 발 빠르게 우후죽순 생기기 바쁜 '입시 전략 컨설팅'만 보더라도 뭐, 불 보듯 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드리 탕은 무엇보다 '재미'를 강조하고 있다. '쓸모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이 아닌, 재미를 중심으로 한 '쓸모없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결국 '용도가 일찌감치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이미 정해져 있는' 것만을 쫓다간 그냥 부품 그 이상 그 이하도 되지 못할 것이다. 지극히 수동적이어서 그저 다른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나부랭이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쓸모없는', 즉 자신이 '재미'있어하는 것을 직접 찾아 나서게끔 장려함으로써 능동적이고 자율적이며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그럼 이러한 것들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무언인가? '공동 창조'의 영역이다. 다른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나누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나만 가지고 끙끙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 장벽을 허물고 여러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덧붙여가며 새로운 것으로 발전해 가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계, AI 등에게 의존하는 사회를 예방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성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 있고, 이를 통해 사람은 통찰력과 유연성 등을 키워나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틀에 박힌 고정관념으로부터 나를 깨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