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밍한 밍 Jan 28. 2024

노화, 가깝고도 먼 이야기

밍의 책장 #12,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으레 이런 말을 내뱉곤 한다.

"아~ 이제 나이가 좀 들었더니 몸이 예전 같지 않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체감하는 것은 물론이요, 점차 시간이 더욱 빠르게만 흘러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러한 것을 경험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극히 짧은 특정 나이대를 지나는 순간부터 이것을 경험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노화'.

  표준국어대사전에선 이 단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질병이나 사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생체 구조와 기능이 쇠퇴하는 현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선 이를 피해 가기 위한 각종 수단이 활용되고 있다. 이제 주변에선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시술들(보톡스, 필러, 리프팅 등등)과 상시 붐비는 피부과. 어쩌면 '노화'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하나의 적나라한 현실이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노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중간 지점을 찾아 잘 타협해야 함을 말한다. 때론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고, 때론 회피할 수도 있고, 때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러 선택지들 사이에서 말이다.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때에 따라 두려울 수도 있다. 피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기꺼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에 따른 '조치'가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균형을 잘 잡는 것이란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고,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은 곧 지금의 내가 좀 더 효율적이고 편하게 지낼 수 있음을 뜻하는 셈이다. 물론 미래에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지언정 기꺼이 그를 감수할 수 있는 지극히 '의도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곧 나의 자존감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수반함에 따라 적극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나에게 뒤따르는 그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되는 것은 아닐까?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닌, 긍정적인 모습으로 노화를 마주할 수 있는 그런 장치 말이다.


  누군가는 나이가 들었으니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 절망에 빠져 살며, 그저 한숨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반면, 누군가는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기도 하고, 공동체/모임 등의 생활을 하며 적극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필자는 되도록 많은 고령화 사람들이 후자와 같이 살아가길 원한다. 나이가 든다고 하여 무조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제시한다. 젊었을 때는 치열하게 살다 보니 하지 못했던 것들을, 오히려 나이가 듦에서 오는 여유를 통해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식의 접근 방식으로.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 인물의 사례를 통해 서술하고 있으며, 그 인물들의 나이 역시 70대 이상의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이 아닌 사람들도 많은 공감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나도 30대이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긍정적이니, 부정적이니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비단 나이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를 관통함에 있어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떠한 것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조급함이 아닌 진심 어린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이야기할 수 있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