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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한 밍 Jun 16. 2024

무거운 세 음절, 자본론

밍의 책장 #19, <자본론>

  어렸을 때부터 철학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전공생 수준의 공부를 시도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더라도 기초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맛보기 하고 싶다는 열망. 그렇게 서점으로 갔을 때, 다양한 철학 책이.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마흔에 읽는 니체, 오십에 읽는 주역, 군주론, 정의란 무엇인가 등등. 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는 단어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마르크스'와 '자본론'이었다. 자본주의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자본론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과 함께 자본론을 덥석 집어 들었다.


  오리지널 자본론은 아니다. 자본론 중 일부를 발췌 및 그에 따른 작가의 해석이 덧붙여진 내용으로, 자본론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주는 무거움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론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무거운 공기는 여과 없이 느낄 수 있는 구간이 있음은 분명하다. 짧게든 길게든 자본론 그 자체를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르크스가 말하는 '자본'이 갖는 싸늘함을 일부나마 여과 없이 느낄 수 있음은 분명하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부'이다. 그럼 이 '부'란 무엇인가? '부'는 다름 아닌 수많은 '상품'의 모음이다. 이 '상품'엔 다양한 재화가 포함된다. 흔히 돈이라 불리는 화폐가 대표적이며, 땅, 집, 공장, 미술품 등 다양한 재화가 포함된다. 그럼 이러한 '상품'이란 무엇일까? '상품'이란 '니즈'를 충족시키는 외부의 사물로 정의할 수 있다. '니즈'는 허영심을 포함한 다양한 욕구를 통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니즈에 따라 무엇이든 상품이 있다. 허기를 충족하기 위한 음식, 아트테크를 하기 위해 장만한 예술작품, 왠지 나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것만 같은 가방/시계 등.


  이런 니즈를 충족하는 다양한 상품에는 각각의 상품에 대한 '가치'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가치를 교한 하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돈(자본)이 사용된다. '돈 → 상품'의 구조에서 또 다른 교환이 이루어지며 '돈 → 상품 → 돈`'의 구조가 흘러가며 돈(자본)은 점점 커져만 간다. 그리고 이 돈(자본)을 투자하는 사람이 '자본가'이며, 이들의 자본은 '돈 → 상품 → 돈`'의 굴레를 거치며 점점 굴러간다.


  자본가들의 상품을 만드는 데에 노동이 들어가며, 이는 자본가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력이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에 대한 대가로 급여를 받는다. 흔히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익 실현'이라고들 이야기한다. 기업이 곧 자본가이고, 이들은 자신의 노동자를 통해 '이익 실현'을 한다. 그 말인 즉, 노동자들은 자신의 급여에 비해 더 많은 잉여가치를 생산할 수밖에 없는 노릇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노동자들은 항상 자신의 급여가 노동력에 비해 적은 급여를 받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금은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마주할 수 있는 자본론. 해석본이 있었음에도 무미건조함이 묻어 나온다. 자본주의 속을 살아가는 중에, 한 번쯤은 내가 처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어쨌든 나는 내일도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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