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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한 밍 May 17. 2023

주식투자의 바이블이 있다면

밍의 책장 #6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피터 린치>

○ 버스 기사 출발합니다~


  한창 코로나 이슈가 터졌을 시기, 전 세계 증시는 너 나 할 것 없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당시 재테크, 특히 주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문장.


'버스 기사 출발합니다~ 부릉부릉~ 가즈아~'


  지수의 역을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을 빗대하던 말. 당시 인버스의 열풍은 진짜 광기 자체였다.

주식에 막 입문을 하기 시작했던 내가 인버스를 매입해 봤을 정도니 허허.


 이 시기 주식에 대한 광풍이 휘몰아치며 수많은 짤과 밈이 파생되고 퍼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이 시기에 주식을 시작해 볼까란 생각을 갖기 시작했고, 코스피 지수가 바닥을 찍고 2200까지 회복됐을 무렵 주식이란 것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때가.. 2020년 8월?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빨간 원으로 쳐있던 때, 주식 거래를 시작하였다.


  지금도 계좌 내에 금액은 있으나 막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회전율이 많이 줄었다.

초기엔 이거 저거 많이 해봤다.

정치테마주, 개장 직후 거래량 터지는 종목의 무지성 매매, 배당주, 거대 음봉/양봉 직후 매매 등.

가장 기초가 되는 기업 분석은 엿장수와 바꿔먹고 뇌동매매라 불리는 것들을 많이 행했다.

이게 재밌었거든.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세간에 재테크 책으로 꼭 추천되는 것이라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피터 린치, 존 로스차일드> 책을 구매했다. 절반정도 읽었을 즈음, 책은 먼지와 함께 차츰 잊혀갔다.

그 후 약 2년 반의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책을 꺼내 들고 이번엔 끝까지 읽으리라 다짐하며 책장을 조금씩 넘기기 시작하였다.




○ 시장에 떠도는 말들이 거의 들어있다.


  책장이 조금씩 넘어갈 때마다 익숙한 내용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중 몇 가지만 추려보았다.

집을 먼저 구매하라, 시장가격이 떨어질 때가 매수의 기회다, 생활 패턴 속에서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다, 주식은 여유 자본으로 하라, 묵돈을 먼저 마련하라 등

이러한 내용이 단지 주장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각종 기업차트를 예시로 들며 하나하나 설명한다.

그래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① 집을 먼저 구매하라 : 저자는 부동산의 보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설령 당장 내일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는 소식이 온 언론사에 도배되더라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당신은 그것을 팔지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반면 주식은 어떠한가? 당장 1분 뒤에 장대음봉이 나타나는 그 순간! 하 팔까 말까 고민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매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렇지. 집값이 당장 내일 폭락하더라도 그 집을 팔진 않을 것이지만(난 집이 없다), 주식계좌에 파란 불이 들어와 있는 걸 보면 이걸 손절해야 하나 고민하지.'


  나는 심약 개미가 맞다.


② 시장가격이 떨어질 때가 매수의 기회다 : 이건 어디까지나 기업이 탄탄한 경우에 해당한다. 좋은 기업의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것.

탄탄한 기업은 당장 가격이 떨어질 수는 있으나, 좋은 실적을 내며 주가는 자연스레 상승하게 될 것이다.

그럼 자연스레 나의 수익률 역시 덩달아 상승하게 되는 셈.

시장에서 떠도는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라'는 말이 꽤나 신빙성 있게 들린다.


  잊지 말자. 나처럼 무지성 장대음봉 매매를 했다간 지하실, 그 밑의 지하벙커를 경험하게 된다.

기업의 탄탄함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상대적으로 주가가 떨어진 혹은 시장의 주목을 받지 않은 주식을 매입해 보자.

언젠가 빛을 발할 확률이 높다.


③ 생활 패턴 속에서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다 :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풀어간다.

자신의 아내가 어느 날 마트에서 스타킹을 사 왔다고 한다. 아내는 자신이 산 스타킹의 질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회사의 스타킹은 마트 진열대 앞에 놓이기 시작하며 매출이 급증하게 됐다.
그와 동시에 해당 회사의 주가 역시 쭉쭉 솟구쳤다는 이야기.


  이 비슷한 경험을 나도 했다고 생각한다. 아니 멀뚱멀뚱 지켜봤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쿠키런 킹덤'이라는 게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그래봐야 한물 간 쿠키런 IP일 뿐이라며 그 소식을 애써 무시했던 나. 다만 해당 회사의 주식은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살 껄!)
게임 출시 직후, 여기저기 게임이 재미있다는 소식이 들려옴과 동시에 해당 회사의 주식은 아래와 같이 급상승했다.


7~8천 원 하던 주식이 10만 원까지 올라가는 걸 두 분으로 매일같이 확인했다. 아오 배 아파.



④ 주식은 여유 자본으로 하라 : 잃어도 그만인 자본으로 주식투자를 할 경우, 시장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주식투자는 장기적으로 바라보며 서서히 수익을 얻어간다는 점이다. 가치투자자의 면모를 톡톡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려가면 내려가는 대로 더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고, 올라가면 올라가는 대로 내 계좌에 수익을 안겨 준다.


  반면, 당장 내가 써야 하는 돈으로 주식투자를 할 경우 일희일비에 너무 목매단 나머지, 적합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거니와 위험에 대처할 여유가 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은 등락을 반복하며 그 시기는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급하게 써야 할 돈을 주식에 투자했을 때 주가가 오르면 물론 다행이겠지만, 한없이 떨어지는 경우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당장 코로나 창궐로 인해 전 세계 시장이 폭락했을 때를 되돌아봐도 그렇다.

19년 초 투자를 시작, 1년 후 전세자금이나 이사, 등록금 등으로 쓰기 전에 묵혀둬야지~ 샀던 주식은 당장 1년 후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누군가는 끔찍한 경험을 몸소 겪어보았을 것이다.


⑤ 묵돈을 먼저 마련하라 : 같은 수익률이라도 실질적인 수익 소득이 다르기 때문이다.

숫자로 비교해 보는 편이 더 빠르다.

투자금 : 1억 원과 1백만 원 / 수익률은 10%로 동일 (사실 10%로 엄청나긴 하다)

A : 투자금 1억 원 -> 수익률 10%, 수익 금액 : 1천만 원

B : 투자금 1백만 원 -> 수익률 10%, 수익 금액 : 10만 원


  물량 앞엔 장사 없다는 말이 딱 이 모습이지 않을까?

물론 내 시드는 한없이 작고 소중해서 탈이지만.




  ○ 예나 지금이나 시장에 도는 말은 동일하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시기는 1989년이다.

필자인 피터 린치가 펀드매니저로 활약했던 시기는 그 전인 1977년부터 1990년까지이다.

그가 펀드매니저로 활동을 시작했던 때는 무려 약 46년 전이고, 책이 처음 세상에 나왔던 때는 약 34년 전이다.

주식투자의 바이블이 있다면 이 책이지 않을까?


  수십 년 전 처음 출판된 그의 책에서 말하는 것과 근래 주변에서 주식을 시작한다는 사람에게 하는 말을 비교해 보면 놀랍게도 하나같이 똑같다.

묵돈을 먼저 만들어라, 여윳돈으로 해라, 집 먼저 사라,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라 등등

우스갯소리로 마트에서 질 좋은 물건을 발견하면, 해당 물품의 주식을 사는 것을 '피터 린치 매매법'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주식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 혹은 지금 하는 사람들이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아! 한 가지 유념할 점이 있다면 필자는 미국 시장을 이야기한다는 점!

한국 시장은.. 더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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