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에는 머릿속에 공기처럼 부유하는 생각들이 몇 있었다. 열심히 살면 반드시 골인지점에 도착할 수 있겠지, 나도 열심히 하면 그가 있는 저곳에 도달할 수 있겠지, 내가 잘하면 나를 올메는 뭣 같은 상황도 포근하게 바뀌어 나를 감싸 안아 주겠지.
모두의 시작점은 같지 않고 모두가 0에서부터 출발을 하지 않는단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 때가 언제 였을까. 쉬운 인생은 없다고, 그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살았지만 그래도, 하는 마음이 불청객처럼 따라와 그의 인생은 늘, 살만하고 풍성하고 , 어쩔 땐 만만해 보이기까지 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 인간관계를 맺는 대다수의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이기적인 너, 라는 수식어를 달고 사는 사람이 있었다. 고전소설에 주로 등장하는 결말은 권선징악, 거기서 얻는 카타르시스, 대리만족감은 아주 컸다. 그런데 요즘은 권선징악은커녕 더 편히 인생을 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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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띵-하는 종이 울렸다. 누군가의 말로 인한 것이었다. 징징대면 저렇게 살아, 고집부리면, 이기적으로 굴면 저렇게 살 수 있는 거야. 아, 나는 그 모든 속에서 한결같이 그와 반대로 살았구나.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듣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아이는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고 무심함 속에서 산다. 이유는 하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니까. 눈만 뜨면 사고를 치는 아이 곁엔 어른들의 관심이 따르고 보호를 받는다. 왜? '관심이 필요한' 아이라고 생각하니까. 전자의 아이는 그 노력의 보상과 대가와 인정을 어디에서 누구에게 받을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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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불공평한 것은 맞다. 하지만 불공평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그래도 된다고 믿어 행동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권선징악이 옅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한대로 돌아간다는 말은 계속 유효할 테니까.
이렇게 공격적 이야기를 적을 생각은 없었는데 하다 보니 화가 많이 났었구나 한다.
아, 불공평한 인생을 살아온, 소심하고 비루한 모범생의 변이라고 생각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