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er Flows In You

by 새벽뜰

사건의 크기와는 상관이 없다.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하는 필요의 시간은. 크다고 오래 걸리고 작다고 적게 걸리는 비례함은 수학 공식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언제부턴가 고요하고 조용한 일상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평화의 시간이 그리웠고 한적해서 따분할 정도의 하루가 나를 살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나를 감싸고 돌면서 매일 만나게 되는 내 생활의 패턴은 큰 변화랄 것이 없다. 겉으론 평온하고 유유히 흐르는 강처럼 편해 보일 것이란 생각도 한다.


언제나 문제는 마음이다. 마음에서 일렁이는 감정이고 감정은 곧 몸과 결부 되어서 여기저기를 아프게 만든다. 욕심이 많은 사람, 집착하는 사람, 생각이 많아서 잉여의 걱정거리를 끊임 없이 만들어 내는 사람. 이 모든 걸 하나로 합치면 바로 내가 될 것 같다. 따져볼 것도 없고 고민할 것도 없는 결론은 내가 붙잡고 있는 이념과 생각과 가치관은 타인의 부추김이나 강요가 전혀 없었다는 것. 그렇게 땅을 파다가 도달한 결과는 결국 '정신 차리고 깨어나야 겠구나' 했던 것이다.

그와중에도 내가 잘하는 하나가 있다면 이런 상타ㅗ의 나를 곧 잘 알아차리는 것이다. 또 이런 생각을 하는 구나, 반복적인 스토리텔링의 오류를 범하고 있네, 그래, 너는 그런 성향의 사람이었지. 그러니까 알아차리자. 하는 것.


바람이 포근해졌고 햇살도 따뜻했다.

이 계절을 붙잡고 늘어진다면 난 늘 머무는 사람이 될 테고 난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결같다 기쁘기 보다는 슬퍼하고 쓸쓸해 할 것이 분명하니까. 강 같이 흘러가는 시간을 가볍게 보내주어야 한다는 건 진리인 것 같다. 나를 스치고 지나갈 사람들과 나를 스치고 지나갈 우연의 연속들에서 미련과 집착도 함께 흘러 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나를 위한 최선의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던 순간. 새 운동화 신고 뛰어 노는 아이처럼 순수하고 가벼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은 너무 시끄럽고 고요함은 늘 부재중이다. 강 같이 흘러가는 모든 순간. 선택은 늘 나의 몫이니 자유로움은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난 궁금하다. 내 나무의 잎은 얼마나 무성해졌는지. 둘레는 이제 얼만큼이나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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