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다 보면 세상 어떤 말보다 제일 와닿게 되는 말이 있다. "시간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줄 거야." 시간이 약이란 말. 상대방에게 듣는 진실된 감정 말고 타인에게 듣게 되는 예상된 위로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은 듣고 싶은 말은 기가 막히게 잘 듣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말은 아주 기술 좋게 걸러서 듣곤 한다.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목소리 높여 말한다 해도 그건 그냥 귓가에 스치다 가는 바람만도 못하게 된다는 거다. 짝사랑을 할 때는 차라리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인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호감정도는 있을지 몰라도 이성적인 감정은 없을 것이라 정도만이라도 스스로를 다잡는 편이 낫다. 혼자 하는 사랑이라 하더라도 사랑으로만 일상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니까. 확실하지 않은 감정에 사로잡혀서 나의 일상까지 허물어져 함몰시켜 버리면 그건 너무 마음 아픈 일이니까. 상대방은 알지 못하는 나만의 사랑이 좀 가여워지는 순간도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엔 무조건적인 이유가 있다. 이유 없는 사랑은 없다는 말이다. 거기엔 결핍이 있고 내 인생에서 부재된 감정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에게 없는 것을 아주 잘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고 내게 필요한 감정요소를 반짝반짝 빛날정도로 잘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따뜻한 마음이 필요했는데 그 사람은 너무 따뜻했고 다정한 말이 필요했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알고 그렇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나에게 해준다. 짝사랑의 경종은 의외로 너무 간단하고 쉽게 울리게 되지만 끝을 향해 가야 하는 외로운 싸움은 그때부터가 시작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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