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영향이지만 비가 내린다고 이와 중에도 감성적이 되는 나는 이렇게 글을 끄적거리고 있다. 이런 걸 보면 나에겐 인기나 베스트셀러나 하는 타이틀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쓰는 것이 좋고 읽고 싶으면 읽고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게 가장 좋은 거니까.
특별한 일 없이 쉬는 날이면 늘 도서관에 가 글을 썼다. 잘 써질 때도 있지만 머릿속에 굴러 다니는 말들이 글로 쓰려하면 모두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는 날도 많았다. 그래도 앉아 있다 보면 뭐가 나와도 나오는 시간이 난 참 좋았다.
나야 생업이 있으니 일주일에 한두 번 밖에 못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때마다 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내 나이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만학도 같아 보이는 , 나이가 좀 있음 직해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결같이 바빠 보이고 여유가 없어 보이던 그들이지만 이따금씩 휴게실에서 마주칠 때는 세상 느릿하고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면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나와는 달리 시험을 준비한다거나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해 보였다. 나도 자주 가는 편이긴 해서 얼굴만 봐도 누구인지 아는 사람도 있었고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아, 저, 사람이구나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눈이 마주치면 동공의 크기가 변한다거나 슬쩍 피하거나 했으니까.
나에겐 그 모든 시간의 흐름과 필름처럼 흘러가는 화면들이 너무나 선명히 존재하고 있다. 마치 어제 일처럼 몹시도 선명하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하던 시간들의 보상처럼 좋은 추억이기도 하고 너무나 자유로웠던 날들이라 값지기만 하니까.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이 나는 여기에 있고 그들은 아직도 거기에 있는지. 그래서 여전히 바쁘게 달리고 있는지 아니면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지.
모두에게 해피엔딩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