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돌
4화: 불의 돌
"백구야, 오늘은 어디 가고 싶은데?"
이른 아침. 백구는 식당 마당을 빙빙 돌며 산 쪽을 향해 낑낑댔다.
평소보다 더 불안해 보였다.
루담은 작은 가방에 물과 간단한 주먹밥을 챙기고 백구를 따라나섰다.
목적지는 뒷산 중턱, 그 오래된 우물 근처.
며칠 전부터 이상하게 그곳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 바위 아래, 뜨거운 숨결
백구는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길을 이끌었다.
그가 멈춘 곳은 오래된 칠석바위였다.
‘이런 곳에 바위가 있었나…?’
루담이 가까이 다가가자,
갑자기 주머니 속의 돌조각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또 이 느낌이야…"
바위 앞에 다가서자,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환영이 떠올랐다.
“불은 죽음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다.”
손을 바위에 얹는 순간,
쿵—
바위가 미세하게 진동하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붉은빛의 돌조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돌은 마치 살아 있는 심장처럼 따뜻했고,
그녀의 손에 닿자마자 작은 불꽃이 손끝을 스쳤다.
"아야…!"
하지만 타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불은 루담 안으로 들어왔다.
� 백구의 정체
"왈!"
백구가 바위 옆을 파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루담은 오래된 천 조각과 함께 묶여 있는 목걸이 하나를 발견했다.
목걸이엔 마고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루담의 눈앞에 새로운 환영이 떠올랐다.
아주 오래전, 마고가 백구를 품에 안고 말하던 장면.
“넌 나의 마지막 수호자다.
그녀가 돌을 찾기 시작하면, 반드시 그 곁에 있어라.”
루담은 숨이 멎을 뻔했다.
"백구… 너… 대체 누구야?"
백구는 천천히 그녀의 손에 얼굴을 비볐다.
그 눈빛은 더 이상 ‘개’의 것이 아니었다.
그건 오래된 기억을 품은 수호자의 눈빛이었다.
� 불의 각성
돌조각이 손 안에서 더 뜨거워졌다.
루담의 손끝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오르더니,
그 불이 공중으로 피어올랐다가 곧 사라졌다.
놀랍게도 그 순간,
그녀는 산속 나무들과 바람의 흐름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기운이 보여…?"
� 마지막 장면
그녀가 마을로 돌아오던 길,
멀리서 어떤 그림자가 루담을 지켜보고 있었다.
문석중이었다.
“불의 돌까지 손에 넣다니…
이대로 두면, 계획이 틀어질 수 있어.”
그의 손에는 낡은 지도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지도엔 ‘남은 돌’들의 위치가 점으로 찍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