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오빠들이 오는 날
웅장한 엔진 소리가 동네 공기를 흔든다. 검은 가죽 자켓, 커다란 헬멧, 번쩍이는 오토바이. 이쯤 되면 조용한 마을에 웬 드라마냐 싶지만, 우리 식당에선 이게 꽤 익숙한 풍경이다.
“아이고, 오빠들 왔네! 씨부럴, 오늘은 좀 늦었네?”
아줌마는 앞치마도 벗지 않고 가게 문을 박차고 나간다. 그 말투와 표정은 마치 아이돌 팬미팅장.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건 40대 중반쯤의 남자들. 다소 거친 인상이지만, 인사는 예의 바르고 표정도 수더분하다.
"돈가스 두 개, 생선가스 하나! 오늘도 바삭하게 부탁드려요~"
주문도 변함없다. 메뉴도, 목소리 톤도, 앉는 자리도 그대로다.
가게 안에는 묘하게 들뜨는 공기가 돈다. 아줌마는 부지런히 주방으로 들어가면서도 한마디를 잊지 않는다.
“기름값 그리 비싸다며 또 왔냐? 씨부럴, 그 돈이면 택시 타고 다니겠다.”
“아줌마~ 그건 맛이 없잖아요. 바람 맞아야 진짜 투어죠.”
음식 기다리며 이어지는 대화는 거의 토크쇼다.
“근데 있잖아, 나도 오토바이 한 번 타보고 싶어. 젊었을 땐 늘 꿈이었는데.”
“진짜요? 다음에 조용한 걸로 가져올게요. 아줌마 한 바퀴 태워드릴게요.”
“아 그 오빠 말이야, 나보고 가죽옷 없으면 쪽팔리다고 하더라. 백만 원 넘는다던데, 에이 씨부럴… 그냥 평상복 입고 타면 안 되냐니까 그건 안 된대!”
모두가 웃는다. 투박한 농담, 엉뚱한 얘기. 헬멧 너머 얼굴들에는 진심 어린 웃음이 가득하다.
식사를 마친 오빠들이 하나둘 헬멧을 쓰고 일어난다.
“아줌마, 잘 먹었어요! 다음에 또 올게요!”
“그래~ 천천히 가! 너무 밟지 말고, 씨부럴, 동네 애들 놀래잖아.”
굉음은 점점 멀어지고, 다시 식당엔 고요함이 내려앉는다.
아줌마는 설거지를 하면서도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욕도 많고 정도 많은 우리 아줌마. 그리고 이상한 오빠들.
이 식당에는 그렇게 기묘하고도 정겨운 하루들이 자꾸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