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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디쯤에서

어떤 나이로 살고 있을까

by 루담

5편 –

그녀는 어디쯤에서, 어떤 나이로 살고 있을까

그렇게 우산 하나로 시작된 이야기.
한 계절을 같이 걷고,
하루가 다르게 서로를 향해 기울었던 마음들.
하지만 끝은 언제나 한 발 늦게 다가온다.

"우리, 그냥 좋은 추억으로 남자."
그 말 이후 우리는 서로 다른 길로 걸어 나왔다.

지금도 종종 생각난다.
그녀는 지금 어디에서,
누구의 아내로,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까.
그리고... 나를 기억할까?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녀를 닮은 빗소리가 들린다.
우산을 건넸던 그 순간부터,
나는 어쩌면 아직도 그 여름을 걷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이제 그녀도
누군가의 엄마, 혹은
할머니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기억 속의 그녀는
늘 그 시절, 레몬차 향기 속에 앉아 있는 스무 살이다.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이 글을 빌려,
마지막으로 조용히 인사해 본다.

“잘 지냈지?
그 시절, 나의 가장 따뜻한 봄이 되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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