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베이킹

르뱅쿠키

by MiddleMan

토요일 아침 9시.

어김없이 일찍 눈이 떠졌다.

창문 밖을 보니 비가 시원하게 내리는데

날씨는 무척이나 후덥지근하다.


오늘은 집에서 하루 종일 뭐하면 좋을까

가만히 누워 생각하다가

요즘 계속 달달한 간식이 생각났으니

밖에서 사 먹지 말고 직접 해 먹어 봐야겠다고

결심하고 벌떡 일어났다.


엄마 도자기에다가 먹으니 더 꿀맛


오늘은 르뱅쿠키를 만들어봤다.


밀가루 대신 오트밀을 믹서에 곱게 갈아 사용했고

버터와 계란 대신 현미유와 두유를 이용했다.

설탕은 레시피의 절반만 넣고

다크 초콜릿과 호두를 듬뿍 다져 넣었다.


오트밀 가루를 써서 그런지 덜 쫀득하고 잘 부스러졌지만 먹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고

설탕량을 절반이나 줄였는데도 굉장히 달달했다.

당 떨어지는 날 하나씩 꺼내 먹으면 기분전환 확실히 될 것 같다.

모양은 투박하지만, 맛있게 잘 구워졌다!

(내 입맛에는 꼭 맞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나 혼자 먹는 거니까 내 입에만 맛있으면 되지 뭐 :-))


갓 구운 두툼한 쿠키


비 오는 날의 베이킹,

창문을 열고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빵을 굽는 모습은 상당히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븐이 뿜어내는 열기 때문에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하지 않았고(우리 집 에어컨 상태가 좋지 않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온 집안이 습하고 목덜미에 땀은 마를 새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짜증이 나진 않았다.

어차피 땀은 흐르다가도 금세 마르고

오븐의 열기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르뱅쿠키는 아니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맛있게 잘 구워졌고 그래서 뿌듯했다.


뒷정리까지 마치고 조금 지쳐갈 때 즈음 쿠키 한입 먹으니 다시 에너지 충전됐다.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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