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한 생각
이렇게 오랫동안 연애관계가 없는 건 스무 살 이후로 처음이다. 그동안 운 좋게도 매년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 공식적으로 이혼 이후인 올해부터는 정말로 아무도 없다.
가끔 어떤 친구들은 말한다.
"이제 다시 연애해야지."
- "왜?"
"그럼 언제까지고 혼자 살 거야?"
- "응! 나 그 지옥 같은 과정 다신 반복하고 싶지 않아."
"극복해야지."
우리 엄마도 말한다.
"다시 결혼하고 자리 잡아야지."
- "왜??"
"제대로 된 사람 만나야지."
- "제대로 된 사람이 뭔데? 엄마는 동생이 이혼녀 만나겠다고 하면 OK 할 거야?"
내가 봤을 때 우리 엄마는 절대 동생이 이혼녀 만나는 것 눈 뜨고 못 본다. 그걸 알기에 가끔 있는 소개팅 제안도 나는 거절한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엄마의 말을 가볍게 투닥거리다가 흘려버린다. 하지만 할머니가 말씀을 하시면 어쩐지 가슴이 아려온다.
이제 90대 중반이 다 된 외할머니는 가만히 텔레비전을 보다가 갑자기 한 마디 토해냈다.
"그지 같은 새끼."
- "할머니 갑자기 왜요ㅋㅋㅋ"
"빨리 재혼해."
- "아 싫어요~~"
"그럼 너희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아두고 계속 마음고생하게 둘 거야?"
대못을.. 내가 박았나? 할머니가 가리키는 그지 같은 새끼가 박았지. 그리고 마음고생은 당사자인 제가 더 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부모 소리가 나오니까 갑자기 눈에 눈물이 맺히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당한 것도 나. 극복하는 것도 나. 감독연출기획미술소품.. 전부 다 나!!
피해를 당한 사람은 극복까지 해야 하고 할 일이 많다. 피해를 입힌 사람은 뭘 할까? 세상이 불공평하다. 또다시 엄청 억울한 마음이 든다. 억울하니까 보란 듯이 엄청난 커플이 되어 보여야겠다 싶다.
지금 지구에서 가장 핫한 남자 티모시 샬라메? 그럼 현실적으로 지금부터라도 연예계에 발 담가 할리우드까지 진출해 스태프로 종사하고.. 그는 프랑스 혼혈이니까 프랑스어도 새로 공부하고.. 그런데 그런다고 해서 나랑 티모시 샬라메랑 행복하게 백년해로할까?? 남자(여자) 만나서 망한 경우는 봤어도 안 만나서 망한 경우는 못.봤.다..... 그럼 나는 오롯이 혼자서 내 일에서 성공을 거둬 두 명분의 존재감을 발해야겠다 싶다.
이렇게 나는 Work Hard To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