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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릉밈씨 Aug 14. 2023

Y2K 2회차

 생각해 보니 이제는 이것도 꽤 오래전 일이다. 거의 10년 전 ‘응답하라 1988’로 복고 열풍이 불었을 무렵, 너 나 할 것 없이 당시의 MZ 세대들은(?) 복고풍 헤어스타일에 학생운동을 했을 것 같은 차림새를 하고 다녔다. 나 또한 그중 한 명이었다. 어느 날 회사 동료들과 수제비를 먹으러 한 식당에 들렀는데, 식당 이모분께서 한 마디 하셨다.

 "아이고, 차림새가 나 젊었을 때 옷차림이네. 맞은편 총각도 우리 남편 대학생 때 같네요. 요새 그게 유행이에요?"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말

 "왜들 그렇게 촌스럽게 입고 다니는 거예요?"


 내가 요새 그 식당 이모님 기분이다. 촌스럽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한창 앳된 친구들이 Y2K 패션을 구현하고 다니는 것을 볼 때 예스럽다고 생각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 초등학생 때 입고 다니던 옷 버리지 말 걸 그랬다. 키도 그때랑 별반 다를 게 없는데..

 그 당시에는 다 함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숭상하며 2000년이 되면 모든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려서 인류 종말인 줄 알고 이미 세상은 다 끝났다 심정으로 치명적인 느낌, 사이버 디스토피아 느낌의 패션의 흐름에 탔었던 것 같다. 그 세상 다 끝났다 심정의 느낌의 패션이 다시 돌아오다니 타임머신을 탄 것만 같다.


 그러고 보니 음악도 다시 돌아온 것 같다. 정국의 'Seven' 뮤직비디오를 보며 2000년대 초반의 풍취를 많이 느꼈다. 비슷한 톤 앤 매너의 뮤직비디오를 봤었던 것 같은데.. 닮은 분위기의 음악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을 더듬어 본다.


 Stacie Orrico - Stuck ▶ https://youtu.be/h_smn7jp9oo


 일단 뮤직비디오 분위기는 Stacie Orrico의 'Stuck'을 보며 받았던 개인적인 인상과 닮았다. 사실 이런 느낌의 뮤직비디오는 굉장히 많다. 어려서부터 봐왔던 전형적인 미국식 영상의 분위기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도회적이면서 어딘가 건방진 포인트가 있는 무드이다.


Se7en - 한 번 단 한 번 ▶ https://youtu.be/a4qMOLm1LHU


 우연히 같은 SEVEN이다. 한소희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정국의 모습이 20년 전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Se7en의 소싯적 모습과 오버랩되어 보인다. 두 청년 모두 멋있으면서 귀엽다.


Craig David - Don't Love You No More (I'm Sorry) ▶ https://youtu.be/OfQnNHGN69E


 그리고 어딘가 Craig David의 애틋한 감성도 느껴진다. 애타는 사랑의 감성이 느껴져서 나도 다시 그 시절 감성의 추억에 젖어든다.


 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Y2K 유행을 보며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에 서글픈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지나간 것을 다시 한번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요즘 사람들이 웹툰이나 드라마 콘텐츠를 통해 많이 추구하듯이 이세계로의 전생이나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N 번째 기회를 얻는 것이 실제로 일어난 것으로 특별한 기회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시절 노래들, 현재의 노래들과 함께 Y2K의 기억과 추억을 예쁘게 덧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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