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동생

by 정릉밈씨

혼인신고일에 이혼 판결이 났다. 그만해, 팔자야. 수미쌍관을 좋아하지만 이런 것까지 맞춰 줄 필욘 없었다고!


남편에 대한 나의 이혼청구는 사유가 인정되어 청구한 위자료 전액을 지급받을 것을 판결받았다. 나에 대한 그의 이혼청구와 주장은 모두 이유 없음으로 기각되었다. 단 하나 빼고. 그의 재산 분할 요청은 일부 인정되어 내 부모님이 마련해 준 내 명의의 재산을 조금 분할하게 되었다.


톰 크루즈와의 이혼 판결을 받고 감격에 겨워하던 니콜 키드먼의 파파라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혼을 하면 한 거지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고 뭐 저렇게까지 기쁜 티를 낸담? 시큰둥한 시선이었던 나는 판결 확정일 다음 날 위자료 지급 논의고 뭐고 상관없이 한달음에 구청에 달려가 이혼신고부터 마쳤다. 소송 전, 그의 최초 희망처럼 비용 지급 이전 호적 정리가 먼저 이루어졌다. 그 또한, 속도는 느렸지만 지연이자까지 더해 나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마쳤다. 그는 그렇게 그의 행동에 대한 값을 치렀다. 지급받은 위자료에서 내가 분할한 재산 비용과 소송 비용을 제외하고 보니 대략 1,000만 원가량 되었다. 나도 소송 전 나의 최초 요구사항처럼 1,000만 원을 받은 셈이다. 우리는 결국 1년 반이라는 시간만 버렸다.


'축하해! 고생 많았어. 올해까지 공사 모두 어이없는 일에 휘말렸었던 만큼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을 거야!'

과연 그럴까? 나쁜 일이 있었으면 좋은 일이 찾아올까? 그럼 좋은 일이 있었으면 나쁜 일이 찾아올까?


당시 새로운 회사에 이제 막 이직해 있었던 나는 모든 사건을 수습하고 주위와 이혼 축하 인사 겸 연말연시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탓인지 많은 격려 메시지 속에서도 그다지 밝은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다. 당시 나는 새로운 회사에 이직한 상태로 수습 2개월이 되어가도록 예정된 과제 안내와 역량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의아하던 참이었다. 왜인지 인사팀은 왜 과제 제출을 안 하냐며 나를 쪼았고, 이에 대해 내 팀장이라는 사람에게 의문을 표했을 때, '무슨 과제를 드려야 할지 몰라서 못 드리고 있었어요. 옆 팀 팀장님께 여쭤보고 말해줄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이미 많은 실무에 투입되어 있어서 그냥 자동 채용 확정인 것 같다고 했다.


새해가 밝았고, 첫 주 월요일이 되었다. 입사 1년 미만의 직원들은 시무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나는 다음 프로모션 기획안이나 작성하며 시간을 보냈고, 제출을 마친 후 퇴근하려고 했었다.

"저.. 잠깐 시간 괜찮으실까요?" 팀장이 말을 붙였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아시다시피 투자사 쪽의 임원진들이 물러나고, 이전 대표님이 다시 대표님이 되셨어요. 그러면서 현재 수습 중에 있는 인력들은 모두 채용 취소라고..."

경영진이 바뀌는데 왜 직원들이 해고일까? 다시 대표가 된 이전 대표이자 창업주는 투자사와의 갈등이 깊었다. 투자사는 대표에게 회사를 팔아 버렸고, 대표는 수습 중에 있는 인력뿐만 아니라 투자사가 경영하던 시기에 채용된 입사 1년 미만의 직원들을 해고해 버렸다. 투자사의 흔적에 대한 대표 나름의 분서갱유가 진행되었다. 그는 본인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면 모든 걸 평가절하하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튀었고, 일자리는 없어졌고, 나는 완전히 무관의 상태가 되었다. 배우자의 불륜 이혼을 털어내고 행복할 일만 남은 이야기.. 같은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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