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가 제일 무서워"
성희는 고양이가 자신의 옆을 지나갈 때마다 중얼거렸다. 내 옆에 오지 않기를 바라는 주문 같았다. 고양이는 그런 성희가 못마땅한지 늘 리모컨을 쥐 잡듯 가지고 논다. 고양이 이빨자국이 가득한 리모컨이 고양이 발 밑에 있었다.
그날도 티브이를 켜려고 리모컨을 들어 올리는 순간 고양이털이 손에 수북이 잡혀 올라왔다.
"헉! 이건 뭐야"
손을 털어보았지만 진뜩한 손의 땀은 덕지덕지 고양이 털을 붙여 올린다. 순간 청소기가 아니면 온 방에 털을 처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었다. 진공청소기의 스위치를 ON으로 올렸다. 손이 부르르 떨린다.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모르는 듯이......
눈을 떴다 주위에 이상한 음이 쇳소리가 파도소리처럼 철썩거리듯 들려왔다. 순간 거대한 눈이 벽면에 가득했다. 반투명 벽으로 둘러 쌓인 곳은 사막 같은 작은 모래들로 가득 차 있다. 거대한 이름 모를 굵은 선들이 정글처럼 앞뒤 길을 막고 있다. 벽을 긁고 있는 거대한 것들이 벽을 오른다. 성은을 발견하고는 모여들기 시작했다.
성희는 공포에 소리를 질렀다. 거실에 있었던 자신은 이제 거실을 올려다보고 있다. 알 수 없는 것들이 주변을 기고 있다. 고양이의 눈은 계속 성희를 주시하고 있다. 거대한 무언가 정글을 헤집고 나오면서 성은을 덮쳤다. 날카로운 이빨이 다리를 무는 순간, 비명소리는 귓전을 구르며 멀어져 갔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헤엄을 치려 팔을 내 뻗었다. 허공을 향해......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자신의 팔뚝 안쪽에 고양이 같은 솜털을 볼 수 있었다. 고양이를 보듬어 안아 올렸다. 손바닥에 온기가 오래 머물렀다.
#초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