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15년 (AC: After Corona), 벨기에의 저명한 뇌과학자 시몽 미뇰레 박사는 "전 세계 12세 이하의 어린이 중 72%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안면인식 장애를 경험하고 있다"는 나름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BC 1년(Before Corona), 전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 착용은 OECD 국가 대부분에서 법규화됐고, 국제사법기구의 권고로 실외 마스크 미착용시 2년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형법 조항이 신설됐다. (참고로 실내 마스크 미착용시에는 5년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신설된 법조항에서는 오직 3인 이하 가족이 상시 거주하는 실내에서만 마스크 미착용을 허용하고 있었는데, 때문에 AC 1년(서기 2021년) 이후 태어난 유아들은 마스크로 가리지 않은 얼굴 전체를 볼 수 있는 가족의 수가 2인이하로 제한됐다.
이는 뇌영역이 성장기에 있는 유아들의 안면인식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는 게 시몽 미뇰레 박사의 원인분석이었다.
실제 성장기의 유아들이 엄마, 아빠 외의 인간 얼굴 전체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구분 말고는 더 상세한 구분을 할 기준을 갖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열이 출중한 부모들은 어릴 때부터 자녀들에게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시청각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켰는데 이것은 21세기 디지털 격차와 유사한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했다.
사람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려진 윗부분만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물론 표정의 미묘한 변화로 파악할 수 있는 인간의 감정변화를 캐치하는 능력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이와같은 사회적 문제가 개인의 생활에 실질적인 영향은 거의 주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비대면사회가 일상화되면서 어차피 의사소통은 대부분 SNS로 이뤄졌기 때문에 각종 이모티콘을 사용해 감정표현을 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 발달로 신형 마스크의 표면에는 이용자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부착돼 있었기 때문에 기쁨 3단계, 짜증 3단계, 분노 4단계, 슬픔 2단계, 애정 3단계를 이전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는 관자놀이에 칩을 부착하는 방식의 전면 마스크를 착용하면 전두엽이 느끼는 감정을 홀로그램을 이용해 사람의 표정으로 바꿔주는 장치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이는 마스크를 한 상태에서 사람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역시 문제는 품질이다. 일설에 의하면 관자놀이에 부착한 칩이 인간의 전두엽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미약한 정신분열과 식욕부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 사회는 사람 얼굴을 잘 구분하고 표정변화를 잘 캐치하는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 두 부류가 공존하고 있다. 언뜻보아 사람의 감정을 잘 캐치하는 인간이 더 성공하기 쉬울 듯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사람 얼굴을 구분하고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이 무슨 소용인가? 그럴 필요가 없는데.
무엇보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리고 다니기 때문에 안면인식 능력은 사실상 쓸데없으며 맹장처럼 이제는 없어도 사는데 아무 문제 없는 과거의 유산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