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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Aug 23. 2022

그깟, 질투

따끔따끔 나를 찌르는 감정, 질투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에게 질투나 시기를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신 고유의 매력 또는 장점을 드러내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또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질투하는 마음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그저 화가 날 뿐 지금 내가 상대를 질투하고 있다고 깨닫지 못하고 상대방을 미워한다.

이 두 가지 마음이 서로 오해를 할 때 갈등이 쉽게 생긴다.


그 사람이 나를 질투하고 있구나. 내가 그 사람을 질투하고 있구나. 이렇게 삼자 입장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알아차림이 있으면 미움까지 가지 않고 감정을 거둘 수 있다.

 

감정들은 물리적인 통증을 일으킨다. 시큰하게 가슴팍을 누르는 슬픔이라는 감정은 화를 만들고 -심지어 화병은 병으로 분류도 되어 있다. 감정이 원인 모를 고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질투가 얼마나 사람을 병들게 하는지, 추하게 만드는지 내게도 경험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늘 질투심과 시기심이 대상포진처럼 올라온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숨어 있다 다시 올라오는 것이다.

마음의 면역력은 생각보다 약해서 환절기의 감기처럼 쉽게 부정적 감정들이 전염된다.


그깟, 질투 안 해버리면 되고, 받아주면 된다.  나를 파괴시키려 하거든 강하게 밀어내면 된다.


작년 이맘때 아이들을 데리고 롯데월드에 갔다. 놀이기구를 타려는 긴 행렬의 끝에 다가섰을 때 금방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아 낼 것 같은 아가씨를 만났다. 그녀는 놀이공원의 안전 요원이었는데 누구라도 붙잡고 싶은 절실한 마음이 었는지 내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있는 내 모습에서 기대고 싶은 에너지를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말했다. “저는 이일을 하는 게 정말 너무 좋고 일을 사랑하거든요.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저를 따돌리고 제 욕을 하고 괴롭히고 있어요.”

순간 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답을 찾고자 머릿속에서 황급히 단어들을 찾아 뛰어다녔다.

“솔직하게 말해 봤어요? 사과할 부분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좋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솔직히 터놓고 말하면 쉽게 풀어지기도 해요”

“말해 봤어요. 그런데 계속 저를 미워해요. 저는 정말 계속 일하고 싶은데 어쩌죠?”

“괴로운 게 계속된다면 일자리를 옮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생각보다 더 나은 일자리나 환경은 많으니까 이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나 이땐 세상이 이것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막상 조금 지나고 나면 여러 가지 기회들이 많거든요. 이럴 때 일 수록 여유를 갖고 다른 일자리나 환경도 더 생각해 봐요.”


놀이기구 탑승의 차례가 되어 우리는 짧은 대화를 마치고 헤어졌다.

그녀는 여전히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얼굴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여자들의 사회에서는 빈번히 질투와 시기 그리고 오해가 반복된다. 남자의 사회, 여자의 사회라고 분류하는 것도 이상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여자들은 감정이 예민하고 복잡한 부분이 많다.

그런 질투 들로 인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렸던 관계들과 놓쳤던 기회들을 떠올렸다. 나는 싸울 힘이 부족했고 회피해 버리는 쪽을 선택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그녀는 버텨내고자 답을 구하고 있었고 일을 사랑한다고 확신했으니 나보다 강인하다고 말해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만하면 잘하고 있다. 이겨내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말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


오늘도 인스타그램을 훑어보며 따끔따끔 질투의 감정이 나를 통과한다.

강렬하진 않지만 충분히 따갑게 느껴진다. 더 많이 가진 것들에 대한 질투와 시기는 쉽게 정리되지 않을 인간이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사람들이 또 내가 그깟 질투에 휘둘리지 않고 꿀꺽 삼키거나 퉤- 뱉어버리며 그 가시들을 잘 넘겨 갔으면 좋겠다. 이런 시간들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그저 지나치는 과정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질투에 삼켜진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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