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이 풀린 채로 귀찮아서 끈을 질질 끌며 걷고 있을 때면 바닥에 쓸리는 신발 끈이 금세 더러워지고 헤진다. 과거에 집착하는 마음을 끌고 살아가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때 더 지혜로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때 그 기회를 잡았어야 했는데 하며 괴로워한다.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은 풀린 신발끈을 그대로 두고 걷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바닥을 뒹굴며 더러워지는 것은 내 마음이다.
불편한 것도 내 마음이다.
얼른 신발끈을 고쳐 매고 가던 길을 다시 가는 일이 쉬운 일지만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한다.
무엇에 몰두해서 가거나, 신발끈을 고쳐 맬 정신도 없이 살고 있거나, 또 우울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아주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나의 나의 괴로움이 정신이 아닌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이라고 깨달았다.
상담을 받고 약을 털어 넣으며 버텨도 힘들 때,
마음을 위로해주는 글과 말을 들으면 그 이상의 안정이 다시 찾아온다. 결코 정신상태의 호전만으로 나아지지 않는 마음의 문제도 있다고 느낀다.
신발끈을 고쳐 매듯 마음도 고쳐 매고 오늘 하루를 살아야지.
어제도 내일도 지금의 나를 대신할 수 없다.
현재를 잘살아 내는 게 과거의 나에게도 미래의 나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따로 떨어트려 생각할 수는 없다.
살다 보면 누군가 내게 다가와 나의 풀어진 신발 끈을 다시 묶어 주기도 한다.
계속 나아갈 수 있고, 계속 살아갈 힘을 주는 손길이다. 또 내가 누군가의 신발 끈을 매어 줄 때 더 큰 따뜻함을 느낄 수도 있다. 꼭 묶여 가뿐해진 발걸음으로 사뿐히 뛰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그 순간이 영원처럼 아름답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그 순간이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