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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Aug 30. 2022

밤의 비밀 (수많은 밤에 숨겨진 아름다운 이야기)

나무를 옮기는 들개, 요하




나무를 옮기는 들개, 요하 


산과 산을 오가며 나무를 옮기는 들개 요하 -


하루에도 수없이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나무들을 옮겨 준다. 서로를 만나고 싶어 애타 하는 사랑하는 나무 연인들의 소원이 요하에게 닿으면 그들의 소원대로 요하는 나무들을 이동시켜 만나게 해 주는 것이다. 옮겨지는 동안 뿌리가 상할까 요하의 머리 위에 뿌리를 심고 타박타박 산길을 걸어 내려오면 계곡에서 나무와 함께 물을 마시고  한참을 걷고 걸어 나무를 기다리던  나무의 곁에 새로 자리를 잡고 나무를 옮겨 심어준다.


그것이 요하의 일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요하의 보금자리로 돌아오고 잠을 청하면 밤새도록 수많은 나무들의 염원이 잠자리 앞에 수북이 쌓인다. 코를 킁킁 대며 가만히 냄새를 맡아보면 참나무의 말들 버드나무의 말들 소나무의 말들이 들리기 시작하는데  어느 사연들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것들이 없어서 순서를 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요하는 나이가  나무들 순으로 추려서  늦기 전에 그들이 만나게 해 주려고 새벽 일찍 나선다.

어떤 나무들은 천년을 기다려 만나기도 하고 어떤 나무들은 날 때부터 곁에 태어나 평생을 함께 살아가기도 한다.


꽃씨가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날아드는 봄이 되면 나무들의 언어로  세상이 뒤덮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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