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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Sep 29. 2022

나만의 아뜰리에

소망하는 것의 기쁨



나만의 아뜰리에가 갖고 싶다. 큰 창으로 무성한 나무를 볼 수 있는 햇빛이 잘 드는 아뜰리에-

꽃과 화분이 가득하고 벽은 예쁜 색의 타일과 페인트로 장식한 공간.

구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몇 번의 인테리어를 주도했던 경험 덕분이다.

​어제는 드디어 비누공방에 가서 비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집에 돌아와 열다섯 장의 비누를 더 만들었다. 약간 과트레이스가 일어나 제대로 나올까도 싶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불을 둘둘 말아 보온을 시켜놨다. 비누를 만들고 나니 비누를 저장하는 전용 보온고와 비누를 건조하고 숙성시키는  건조대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당근 마켓에 들어가 검색 중… 이놈의 장비병은 여기서도 또 도진다.


네이버 카페에 가입해서 비누 만드는 많은 사람들의 글들을 보고 나니 역시 산 넘어 산이였다.

즐거워서 하는 일이지만 전문성을 갖추려면 시간과 돈과 노력과 에너지가 골고루 다 필요하다는 사실이 그곳에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데다 어려운 일은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자격을 갖추는 일인데 첫 번째 시작은 제조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시작부터 돈이구나! 시작과 동시에 밀려오는 현실의 타격!

이미 여러 가지 허가와 등록을 마친 공방 겸 작은 공장을 셰어 해서 만드는 방법이 있어서 눈여겨봤는데 현실적으로 이미 세팅된 공간을 셰어 해 들어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 같았다. 아마도 내가 비누와 크림을 만들며 실력과 제품력을 쌓아 가다 보면 집 근처에 그런 곳이 짜잔! 하고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고 어느 정도 내 비누와 크림에 자신감이 붙으면 정말 나만의 아뜰리에를 직접 만들어 누군가와 셰어 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되리라 생각하며 밤 산책을 나가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소망하는 것이 생겼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기쁘다. 소망과 계획이 나의 상상과 더불어 삶의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시원한 밤바람은 안 되는 게 어딨어! 라며 마음의 힘을 불어넣어주고 가을의 햇빛은 긍정적인 생각을 일으켜 주었다. 내후년에 만기가 되는 차 렌트를 연장하지 않고 그 비용으로 공간의 월세를 감당할 수 도 있고, 또 좋은 제품을 만든다면 그 수익으로 공간을 운영해나갈 수 도 있을 거라고 가늠해본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내가 하고 싶고 꿈꾸는 일들을 만들어 가는 게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보람이 아닐까?


내가 그리고 디자인한 패브릭과 소품, 비누공방 겸 소규모 제조 시스템, 그림을 그리는 작은 코너-

그리고 좋아하는 물건들을 진열한 입구, 매일 좋아하는 원두로 내려 마시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 접객 공간까지- 어제 다녀온 꽃집 겸 비누공방의 사이즈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하며 머릿속에 이미 구석구석을 짜 본다. 나이 들어하려면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를 해나가야 해.

하면서 열심히 지금의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나는 카페에서도 제일 초보인 입문자 등급이니까 최고의 등급이 될 즈음 무엇인가 큰 결정을 내리지 싶다. 근린이 아닌 지하의 공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분명 나에게 한줄기 빛이 쏟아져 내리는 주변 요건의 변화도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나만의 아뜰리에- 나만의 공간-


그곳에서 마음껏 지난 일들을 합쳐 꾸며 낼 작당을 상상하며 긍정의 가을을 행복하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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