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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Nov 28. 2022

애교는 자신감

근거 있는 자신감


우리 집 막내는 애교가 많다. 눈을 마주치면 자동반사-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강아지 같은 소리를 낸다. 일하다 지쳐 힘들 때에도 녀석의 애교를 마주하면 헛웃음이라도 나며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다. 어릴 때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였는데 살랑살랑 애교를 부리며 귀여운 짓을 하는 딸을 보면 그래서 신기하기도 하다. 그렇고 보면 십 대 때부터 늘 주변에 한 명씩 애교가 많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게 참 부러웠었다. 애교를 부리는 친구들은 늘 기분이 좋아 보이고 둘러싼 모든 것들을 러블리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이십 대에는 그런 친구들이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 한껏, 양껏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역시 사람은 애교가 재능이구나라고 느껴왔다.

시간이 지나 그런 것들을 이해하고 나니 애교는 자신감에서 온다는 것을 알았다.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다는 본능적인 확신에서 나오는 우월함과 자존감의 대향연-

마음껏 자신의 긍정적인 사고를 드러내 보이며 딱딱한 성질의 것을 말랑이게 만드는 특별한 재주.

애교는 곧 아주 굉장한 탤런트였다. 자연스럽게 웃음 짓게 만드는 그 특유의 사랑스러움은  어릴 적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온 사람들의 특권이었다.


애교가 많은 친구들 중에 재미없게 사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잘 웃어주고 잘 호응해 주는 그들의 리액션으로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유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들의 주변은 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아무리 나이가 많이 들어 외적인 아름다움을 잃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다소 코믹스러운 멘트를 날리며 꺄르르 웃어 주는 여자들의 곁에는 그녀들의 추종자가 생기기 마련.

남자들에게 리더십이나 결단력이 매력적인 요소이고 무기라면 여자들에게는 애교와 온화함이라는 무기가 있다. 여성스러움, 남성스러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금이라 할지라도 오랜 세월 각인된 성별의 특징은 쉽사리 변화되기 어려운데- 요즘에는 여성의 카리스마, 남자의 애교도 더 특별한 매력을 다가온다. 마치 N 극과 S 극이 서로에 가 가서 붙 듯 각자의 매력은 퍼즐처럼 맞춰져 만나진다.


코맹맹이 소리를 내지 않아도,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같이 있으면 즐거워지는 사람-

내가 생각하는 애교 많은 사람의 모습이다. 끌어당겨 폭 안아주고 싶은 그 귀염성이 너무나 좋다.

여자든 남자든 어른이든 아이든 귀여움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스럽다.

애교가 자신감에서 나오듯 자신감이 생기면 애교와 순진무구한 귀염성도 따라온다.

너무 타이트하지 않게 자신을 옭아매지 않는다면 언제든 다시 귀여운 아기처럼 밝아질 테지.

학창 시절 친구들 중에서도 우리 가족이 기억하는 내 친구들은 유난히 애교가 가득한 친구들이었다.  

“걔 참 예뻤어.”라고 기억하는 친구들은 이목구비가 예쁜 친구들이 아니라 언제나 상냥하고 환하게 웃는 귀염둥이들이었다. 정말이지 애교는 너무나 훌륭한 미덕이다! 최대 장점이다!

애교 새싹인 우리 막내의 애교가 무르익고 유지되면서 더 커지도록 내가 더 사랑을 많이 줘야지. 하면서 양볼을 꾹 잡고 늘려 본다. “내 찹쌀떡~" 하면서. 나도 애교 부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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