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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Dec 27. 2022

해피유전자

가 있는 것일까?


여기 매일매일이 즐거운 아이가 있다. 매서운 추위를 뚫고 뿅뿅 걸음으로 학원을 갈 때도 작은 골목골목을 지나 치과에 갈 때도 웃음이 따라다니는 아이.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착하고 귀여운 말투로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서는 바로 세상 둘도 없는 개구쟁이 표정으로 오빠와 장난을 친다. 하루에도 열 번씩 오빠와 싸우고 전화를 해대며 징징거리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늘 해피 그 자체. (그 잡채)

다야는 태어나면서부터도 순했다. 순둥순둥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는 아이였다.


토실토실한 얼굴로 배시시 웃으면 하루의 고됨이 그 미소에 싹 녹아 버리는 사랑스러움이 있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은 이유를 배우고 싶을 정도로 주로 노래를 부르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닌다.

밥을 먹을 때도 오물오물 꼭꼭 씹어 먹으며 한 숟가락 한 숟가락 소중히 깨끗하게 싹 먹어 치우는 녀석.

구구단을 잘 못 외워서 헤맸던 2학기를 지나 어느덧 구구단을 마스터한 예비 3학년이 되어 새로운 연산 공부도 시작했다. 사실 공부를 잘한다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다거나 하는 모습은 아직 눈에 띄지 않지만 다야의 가장 큰 재능은 매일이 즐거운 저 긍정적인 성격 아닐까.


어린 시절 짜증이 많았던 나는 늘 배가 아프거나 불편한 느낌이 들어 혼자 그림을 그릴 때 말고는 온전히 행복하거나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눈이 마주칠 때마다 빙긋 방긋 풋 다양하게 웃어 보이는 아이를 보면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내 눈앞에서 침대에 뒹굴고 있는 지금도 무엇을 다그치고 잔소리할 생각은 전혀 안 든다. 그저 이대로 둥글둥글하게 잘 살아주면 그만이다.


내 해피 유전자가 몰빵 되어 태어난 듯 한다야. 이번 방학도 엄마에게 그 웃는 얼굴을 계속 보여줘.


엄마도 매일매일이 즐거워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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