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와 정시철이 되어가다보면 가르치는 미술학원 아이들에게서 인스타 디엠이 오곤 한다.
해결 방법이 없는 하소연을 구구절절 털어놓고 가고
다른 이들에게 꼭 비밀로 해야된다면서, 어쩌면 그럼에도 내가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거라는 걸 알텐데도, 그렇게 비밀이라면서 귓속말을 한다.
세상에서 요즘 애들이 무섭다며 떠들어대도 너네는 고작 19살이다.
요즘 애들이라던가, 고3이라던가, 입시생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이전에 19살 아이 한 명일 뿐이다.
그 사실을 세상도 너네 스스로도 자꾸 잊어버리고 마는 듯 해 속이 자꾸만 상한다.
그 와중에 몇은 자신을 힘들게 만든 누군가도, 자기가 입시생이기때문에 그도 어쩔 수 없었을 거라며 미워하지 아니하고 이해를 해 버린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게' 어른의 모습을 띄는 걸 보았을 때의 위화감이란.
또한 나도 너네를 그렇게 만든 책임의 과실 중 몇 프로의 지분을 무심코 가져와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괴롭다.
그래서 너네가 오늘 평가 너무 못 받아서 집가면서 울었다거나, 실기랑 공부의 비중을 어떻게 나눠야할 지 모르겠다거나 그러한 메세지를 갑자기 보내오면 바로 답하지 못하고
혹시나 부담이나 혼란을 가중시킬까, 진심 하나 없는 빈 말로 보일까 몇번이나 답을 고쳐쓰다가 보낸다. 그럼에도 완벽히 위로가 되진 못할 걸 안다.
3년을 꼬박 채워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나는 적절하고 완벽하게 위로하는 방법을 몰라 서툴게 너희를 대한다.
아직 마냥 성숙해지지 못한 어른이라,
한두명도 1, 2년도 아닌데 아직까지 기댈 곳을 넉넉히 마련해놓지 못 했음에 아쉬운 마음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