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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니 Sep 11. 2022

감사일기 어떻게 쓰지?

그냥 이렇게 쓰면 되지! 하나둘셋


무료한 삶에, 그러한 내 마음에 몽글몽글한 바람을 불어넣어 주고 싶었다.

작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문득 떠오른 감사일기.

손으로 쓰기도 귀찮아 아이패드 속 노트를 펼치고는 타자를 두드린다.

‘타닥타닥’ 어차피 마음에 안 들면 지우고 다시 쓰면 되니까

별생각 없이 마음에 돌아다니는 말들이 금세 글로 옮겨진다.

손끝에 느껴지는 압력에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피아노를 치는 것 같아.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면 딱 세 가지 감사일기를 써보기로 한다.



Septemble 11, 2022 9:57 AM


세 가지 감사일기



첫 번째. 아침에 눈을 떴는데 블라인더 사이로 쨍쨍한 햇살이 들어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 햇살에는 무조건 빨래를 널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눈을 부비며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세탁기를 돌렸다. 돌돌돌

조금 더 누워있는 동안 빨래가 되겠지 생각하니 기분이 깨끗해졌다.

세탁기를 돌리는 동안 로니(멍멍이)가 내  등 뒤로 왔는데 내가 “로니야 아직 아니야. 침대 가서 더

넨네(sleep)해~”

라고 했는데 로니가 그 말을 듣고는 터벅터벅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그게 또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사람의 말귀를 알아듣는 로니가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구여워서.


두 번째. 오빠는 어제 과메기에 보드카 한잔을 해서 해장라면을 먹고 싶다고 했다. 나는 굳이 라면 먹고 싶은 거 아닌데 습관처럼 먹고 싶지는 않아서

스크램블 에그 토스트 Scrambled eggs on toast를 해 먹었다.

요리를 할 때마다 파슬리를 사용하고 싶어서 파슬리 팟(화분)을 샀는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사실 Scrambled eggs 요리를 할 때마다 아,, 파슬리가 있었으면 하면서 엄청 아쉬웠었는데 오늘은

찹찹해서 뿌려먹을 Fresh 한 파슬리가 있으니 너무 좋았다. 감사해.


세 번째. 내 앞에,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이 늘 기분이 좋은 사람이라서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다.

오늘 같이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오랜만에 오빠가 만든 피콜로라떼 느낌 호주식 아이스라떼를 마시니 갑자기 Newtown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니 오빠가 갑자기 우리 오늘 뉴타운 갈까?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하는데,  그곳에 가서가 아니라 그렇게 말이라도 해주는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지금 집안에는 Morning French Jazz 가 흘러나오고 있다.

나는 햇살을 솔솔 받은 지붕이 있는 테라스에 앉아 이렇게 모닝 감사 일기를 쓰고 있다.

이곳은 시골이라서 집안에도 큰 나무들이 많은데 햇살을 한껏 받은,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뭇잎들을 보고 있으면 그냥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도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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